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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hadi Jun 09. 2021

그림일기 - 쉽지 않네















아이를 위해 그림책을 주문했다. 분명 좋아하겠지? 다채로운 색감이 인상적인 책이었다. 내용도 재미있고!


설레며 표지를 넘기는데 어째 아이가 시큰둥하다. 이 위기를 넘겨보려 우스꽝스러운 목소리로 소리 높여 책을 읽어본다. 그래도 몇 장을 넘기지 못하고 아이는 책을 뺐어 덮어버린다. "재미없어!"


내가 얼마나 열심히 고른 책인데! 당연히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괜히 분한 마음이 든다.


좋아하는 공룡 안킬로사우르스, 좋아하는 색은 보라색, 육지 동물보다 바다 동물을 좋아하고, 좋아하는 인형은 토끼 인형과 니모 인형. 그렇게 벌써 자기 세계를 탄탄히 쌓아가고 있는 아이를 내가 좀 무시했었나 보다.


쳇, 너도 이제 취향이란 것아 생겼구나. 그림책을 고이 내 책장에 끼어둔다. 엄마는 이 책이 정말 좋다고. 이제 엄마 취향과 사뭇 다른 길을 걷는 아이를 위해 다음에는 함께 서점에 가야겠다. 이번에는 사이좋게 잘 골라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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