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나자마자 15분 스트레칭하기, 출근길에 영어 방송 듣기, 틈날 때마다 글감 메모하기, 주 3회 글쓰기, 주 5회 그림 그리기, 액상과당 안 먹기.
좋은 습관을 들이는데 1년여의 시간이 걸렸는데 무너지는 건 순식간이다. 건강을 핑계 삼아한 두 달 편하게 지냈더니 선뜻 예전 생활로 돌아갈 수가 없다.
아침에 15분 더 자기 바쁘고 고달픈 출근길에 신나는 음악이라도 들어야지. 휴대전화 메모장을 켜서 메모하는 게 왜 이리 귀찮은지. 읽지도 쓰지도 않은 하루가 지루하긴 하지만 읽고 쓰기엔 또 영 기운이 나질 않는다. 이럴 땐 역시 액상과당이 최고라며 내 최애 음료로 등극한 딸기 레모네이드를 한입 쭉 들이킨다. 인간은 관성의 동물이라며 지극히 인간적인 면모를 뽐낸다.
이런 생활에 그러려니 하고 지내다 보면 갑자기 미칠듯한 지루함이 밀려온다. 아! 내가 이래서 운동을 하고, 영어를 듣고,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구나 하는 깨달음의 순간이 온다. 역시나 그 순간이 왔다. 모든 것에는 때가 있는 법이다. 이제 슬슬 정신을 차려야지.
휴대전화 메모장은 영 별로다. 아날로그인답게 올초에 패스했던 다이어리를 하나 샀다. 심기일전하는데 새 다이어리만 한 게 없지. 끄적끄적 낙서도 하고, 간단히 버킷리스트도 적어본다. 인터넷 서점 장바구니에 담아두었던 책 두 권도 주문했다. 읽다 보면 다시 쓰고 싶어 지겠지. 쓰다 보면 다시 열심히 살고 싶어질 거다. 급할 건 하나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