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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hadi Nov 26. 2023

순례 주택을 읽고









순례 주택엔 순례가 산다. 인간을 차별하지 않고 자연을 사랑하는 순례 씨. 순례 주택엔 인간미 넘치는 이웃들도 있다. 그곳에 합류하게 된 수림이네 가족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그들이 순례 주택에 물들어 가는 과정을 따뜻하게 그려냈다. 밉지만 미워할 수 없는 그들. 역시 가까이 보면, 찬찬히 보면 모든 것이 사랑스러워라.


"수림아, 이 지구에 내 최측근이 딱 한 명 있는데 누구지?"
-중략-
"오수림"
"그래서 어떻게 살아야 한다고?"
"행복하게 살아야 해"

순례 씨는 수림이가 행복하게 살 길 바란다. 그 마음은 수림이도 마찬가지. 우리 모두 누군가의 최측근이다. 그러니 우리 모두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 내 곁에 있는 소중한 이의 마음이 그러하듯이.


수림아, 어떤 사람이 어른인지 아니? 자기 힘으로 살아가려고 애쓰는 사람

시간이 지나면 어른이 되는 줄 알았다. 이 나이를 먹도록 이렇게 철이 없을 줄 몰랐다. 나잇값 하는 어른이 되고 싶다면 어른의 정의부터 알아야지. 자기 힘으로 살아가려고 애쓰는 사람은 어른에 대한 최소한의 정의이다. 이 정도면 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긴다. 자기 힘으로 살아가는 사람도 아니고, 자기 힘으로 살아가려고 애쓰는 사람. 이 정의가 참 마음에 든다. 애쓰는 정도는 우리도 할 수 있으니까. 지구 평화를 위해 희생하지는 못해도, 성숙한 본보기가 되지는 못해도, 현명하게 길을 안내해 주는 사람이 되지는 못해도 자기 힘으로 살아가려고 애쓰는 사람은 되어야지.


"감탄을 많이 하는 인생을 살기로 했어. 아아, 우리 수림이 좋아라."

감탄의 사전적 의미는 "마음속 깊이 느끼어 탄복하다'이다. 감탄이라는 것은 인생을 마음속으로 끌어당겨 음미하는 방법이다. 가짜가 아닌 진짜 삶을 사는 방법. 사골도 충분히 우려야 맛이 나는데 인생이야 오죽할까. 순례 씨처럼 늙고 싶다. 사람을 차별하지 않고 자연을 사랑하며 감탄을 많이 하는 인생.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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