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됐고 남편과 고양이면 충분합니다-진로고호

누가 뭐라든 나답게 살아가기

by pahadi
1605531933568.jpg


아이는 됐고 남편과 고양이면 충분합니다 / 진고로호


아이 대신 고양이 다섯 마리를 기른다. 공무원을 그만두고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다. 사람들은 나중에 후회할 거라고 말하지만 작가는 말한다. 주변의 시선에 개의치 않고 나답게 살아가겠다고.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싫어하는지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생활을 하고 있는지 살피고 발견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그럴 때마다 만들어내는 작은 선언 같은 문장들이 모이면 시끄러운 소리에 쫓겨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걷는 발걸음을 멈추게 해 줍니다. 거대하고 으리으리한 것들 사이에서 작아지고 흐려지는 자신을 붙잡을 수 있습니다.

관광지에서 길을 잃었을 때 사람 많은 쪽으로 가면 대체로 성공이다. 하지만 인생은 그리 쉬운 게 아니다. 너도 나도 똑같은 목적지를 향해 가는 게 아니니까. 356명이 있다면 356개의 인생이 있을 테니까. 제대로 된 인생을 살기 위해서는 내 두 손으로 노를 단단히 저으며 내 두 눈으로 사방을 살피며 나아가야 한다. 이건 아빠도, 엄마도, 신도 대신해줄 수 없는 일이다.


"우리는 모두 평범하고 모두 이상하답니다. 그러니 각자의 자연스러운 삶에 집중하는 건 어떨까요?"
남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한은 맘껏 이상해도 된다.

평범하게 살기 위해 애썼다. 학교에 다니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다. 남들과 똑같게 살기 위해 외면해야 했던 것들에 대해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다. 나, 꿈, 희망... 을 잃어버리고 지금 어디에 서있는 것일까. 나는 보통의 삶을 살고 있나. 이왕 보통으로 살 수 없는 거 아주 이상하게 살아볼까. 어차피 세상엔 이상한 사람들뿐이니까.


인생에서 가장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어서 매일을 함께할 수는 없지만 시간이 흐르면 갈라진 길은 다시 가까워지기도 하나의 길로 만나기도 한다.
혼자서도 멋있고 당차게 잘 사는 사람들도 많지만 나는 그렇지 못하다. 작은 것에도 감동받고 흔들리고 희망과 불안이 끝없이 왔다 사라진다. 같이 이야기하고 기대고 안아줄 사람이 필요하다. 그런 상대가 바로 당신이라는 게 고맙다. 작은 나무에 소박한 둥지를 튼 작은 새 한쌍처럼 별거 아닌 일을 상대방의 귓가에 지저귀기 위해 우리는 만났다.

시간이 흐른다. 그리운 이들이 늘어간다. 갈라진 길이 다시 하나의 길로 만나기도 하고 지구는 둥그니까 언젠가, 어디선가 우리는 또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사소한 인연도 소중히 할 것. 지나간 인연도 잘 간직할 것.


아이는 삶이 주는 기쁨과 즐거움을 의심 없이 받아들인다. 별일 아닌 일로 재잘거린다. 갑자기 세상이 너무 크고 낯설게 느껴지면 '엄마' 하고 집으로 달려가 이불속에 숨고 싶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한껏 기쁘고 마음껏 울고 무서우면 도망치는 그런 인생. 더 신나고 재밌을 거야. 뭐가 그리 어려워. 분명 너도 그런 때가 있었잖아.


나는 소소한 이야기를 좋아한다. 평범함 속에 깃든 특별함이 좋아서. 연약함 속에 녹아있는 강인함이 좋아서.


매거진의 이전글호텔 대신 집에 체크인합니다 - 해리어트 쾰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