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9월부터 로스팅을 시작했다. 처음엔 친구의 권유로 시작했지만 하다 보니 이 녀석, 꽤 많이 재미있다. 그렇게 로스팅을 알아가다가 덜컥 저질렀다.
내 로스터기를 장만한 것이다. 처음엔 매장 한편에 놓고 ’ 로스터리카페‘의 모습을 보여줄 계획이었다. 근데 어디 인생이 계획한 대로만 흘러가던가, 갑자기 건물주의 변심으로 매장 내 가스 설치가 어렵게 된 것이다. 계획은 진행 중이었고 차선으로 작업실을 마련해 로스팅을 하기로 하였다. 그렇게 작업실을 마련하고 한 달이 지났다.
오늘은 일요일로 매장은 쉬는 날이다. 하지만 난 작업실로 출근했다. 로스터기 세팅값을 찾느라 정말 애먹고 있는 요즘, 휴일은 무슨. 적절한 에어플로어 값과 화력, 어느 시점이 좋을지 여러 가지 실험을 해보는 중이다. 헤매는 모습이 안타까웠는지 활동하는 로스팅 커뮤니티 매니저님들이 도움을 주셨다. 감사하게도 휴일에 시간 내서 송파까지 와주셨다. 그 데이터를 참고해서 오늘도 여러 배치를 돌렸다. 다행히 얼추 방향을 잡은듯해서 오늘은 만족스러운 날이다.
사실 며칠 전만 해도 뜻대로 되지 않아 자신감도 바닥을 치고 어찌할 수 없는 문제들이 계속 생겨서 짜증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조바심 내지 말자고 스스로를 다독여보지만 어느샌가 또 조바심을 내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한다. 하지만 빨리갈수있는 길은 없다. 해보는 수밖에. 어제 도움을 주신 매니저님들이 ‘누구나가 겪는 과정이다’라고 위로를 해주었다. 이렇게 로스터가 되어가는 건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