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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민섭 Sep 14. 2018

뚜르 드 몽블랑 10-1

- TMB 4일차 : 레 샤피우 →  엘리자베따 산장 구간 

프랑스에서 이탈리아로 국경을 넘는 코스. 몽블랑산군의 투박하고 거친 남성적 자태를 감상할 수 있다


산행난이도: 상급

산행시간  ;약 5시간  (오르막 960m/내리막 320m) 

트레킹 코스별 예상 소요시간: 

                                      레 샤피우  →글래시마을(La Ville des Glaciers)(버스 10분, 도보 80분)

                                                         글래시마을  →모떼산장(Ref des Mottets)(도보 30분)

                                                        모떼산장  → 세뉴고개(col de la Seigne) (도보 120분)

                                                                        세뉴고개 → 엘리자베따 산장 (도보 70분)


<코스 개요> - 레 샤피우에서 세뉴고개까지

샤피우(Les Chapieux ,1554m)에서 글래시마을(La Ville des Glaciers, 1789m)까지는 아스팔트도로를 따라 약 1시간 20분 정도 걷는다. 그러나 로컬 가이드 팩이나 여행상품이면 대부분은 차량을 이용하여 이동한다. 일반 트레커는 샤피우의 노바산장 앞에서 글래시마을까지 운행되는 셔틀버스를 이용해도 된다. 차량으로는 글래시 마을(La Ville des Glaciers, 1,789m )까지 약 10분 정도 걸린다.

  

<전체 개념도 key map>                

글래시마을에는 유명한 치즈공장이 하나 있다. 보포르(Beaufort)치즈(론알프스 사부아지역의 보포르탱(Beaufortain)과 모르엔느(Maurienne) 등 고산계곡에서 생산되는 치즈로 암소 젖으로 만든다)를 만드는 곳으로 그리 크지 않지만  1933년부터 치즈를 만들기 시작한 역사와 전통은 이 마을을 인근에서 가장 유명한 곳으로 만들었다. 가이드 팩인 경우 십중팔구는 약 30분 정도 치즈공장 견학과 명품치즈 맛까지 본 후 트레킹에 나서는 것이 보통이다.


치즈공장 앞에 작은 개울을 건너 좌측으로 좁은 하천 길을 따라 TMB길에 들어선다. 모떼산장(Refuge des Mottets, 1870m)으로 가는 길이기도 하거니와 세뉴고개(Col de la Seigne, 2520m / 프랑스와 이탈리아 국경)로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할 지점이다. 멀리 보이는 뾰족한 글래시침봉(Aiguille des Glaciers 3,816m)을 벗 삼아 걷는다. 모떼산장까지는 대부분 평지 길로 비교적 완만하다(약 1.7km). 30분 정도면 산장에 도착한다.


-모떼산장(Refuge des Mottets, 1864m)-


모떼산장은 2010년에 대대적으로 증개축을 하여 약 80명 정도 수용할 수 있는 비교적 큰 산장으로 리빌딩되었다. 시설도 훨씬 깨끗하고 좋아졌다. 본체 겸 레스토랑은 예전 알프스 사람들이 쓰던 다양한 생활용품과 농기구 등을 장식해  놓아 퍽 운치 있고 정감 있는 장소로 꾸며놓았다.

-세뉴고개 방향에서 본 글래시계곡(Vallée des Glaciers)-

모떼산장(Refuge des Mottets, 1864m)에서 잠시 쉬었다가,  2,520m높이의 세뉴고개(col de la Seigne)를 목표로 표고차 650여 미터를 서서히 오른다. 모떼산장 앞으로 연결된 TMB길은 경사가 가파르지만 아주 느리면서도 여유 있게 갈지자를 그려 놓았다. 완만한 오르막이 계속 되고 그 사이사이에는 색을 달리한 야생화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고, 가끔은 햇볕을 쬐고 있는 마모트(marmot, 다람쥣과의 크기 약 30cm ~ 60cm의 설치동물)를 볼 수 있는 곳이다.

세뉴고개(col de la Seigne, 2520m)로 가는 길은, 계곡의 중간쯤에 있는 가파른 만년설지대가 사실은 가장 난코스다. 빙하 녹은 물이 폭포처럼 쏟아지는데다가 폭이 넓어 혼자 지나기는 만만치 않은 곳이다. 단체가 아니면 다른 일행을 기다리는 것도 지혜다. 이후로는 스위치 백 형태의 길을 한동안 걷다가 넓고 완만한 오르막길을 만나게 된다. 길이 패여 흙과 자갈이 많이 보이는 지점에 이르면 세뉴고개로 가는 마지막 구간이라고 보면 된다.

-세뉴고개 직전의 마지막 오르막 길-

누구에게도 간섭받지 않고, 습관처럼 나만의 시간을 즐기며 오솔길을 걷노라면 어느새 지평선 같은 푸르른 능선과 마주하게 된다. 360도가 조망되는 새로운 영역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기대감은 한껏 상승하게 된다. 언덕마루에 서면 꽤 넓은 평지가 있다. 그 끝에  커다란 케른(a cairn, 돌무덤) 하나를 보게 된다. 바로 세뉴고개(Col de la Seigne, 2520m)의 가장 높은 곳. 바로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국경지대이다. 마치 진군을 하는 군인처럼 보무도 당당하게 평지를 가로질러 케른으로 향한다. 프랑스에서 이탈리아로. 과연 이탈리아는 어떤 곳일까 하는 일말의 기대와 함께. 그러나 돌무덤 한 개와 경계비 하나가 전부다. 물론 국경경비대나 초소도 없다. 누구도 가르쳐 주지 않았지만 저마다의 방식으로 국경선에 서있는 것을 추억하게 되고, 양쪽 발에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하나씩 딛고 서서 자랑스럽게 생각하게 될지도 모른다.

-세뉴고개와 케른-

그러나 고대로부터 이탈리아의 아오스타계곡(Valle d'Aosta)을 잇는 세뉴고개는 유럽인들에게는 희로애락이 절절히 배어있는 역사적인 관문인 것만은 분명하다.

케른(cairn, 돌무덤)은 원래, 등산에서는 옆길, 분기점, 갈림길, 계곡입구, 하강지점 등을 표시하는 의미로 요소요소에 돌을 쌓아올려 놓기도 한다. 그러나 오직 이정표 역할만 하는 것은 아니다. 의미 있는 지점에서는 개인적인 축원을 담은 돌 하나씩이 더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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