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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민섭 Sep 10. 2018

뚜르 드 몽블랑 9-2

- TMB 3일차: 낭보랑 → 레 샤피우 구간 

<코스개요> - 본옴므고개에서 레 샤피우까지


본옴므고개(Col du Bonhomme,2329m)에서 각자의 일정과 계획에 따라 3가지로 코스 중 선택할 수 있다.


<부분 개념도>

① 꼴 드 라 크와 뒤 본옴므(Col de la Croix du Bonhomme,2479m)를 지나 본옴므산장( Refuge Col de la Bonhomme, 2477m) → 샤피우(Les Chapieux, 1554m)로 가는 방법(TMB)

② 꼴 드 라 크와 뒤 본옴므(Col de la Croix du Bonhomme,2479m)에서 TMB길인 GR5를 따라서 푸르고개( Col des Fours, 2665m)로 올랐다가 샤피우 또는 글래시 마을 방향으로 가는 방법

(TMB variante)

③ 본옴므고개에서 왼쪽 사면을 타고 가는 변형코스로, 바위산을 지나 푸르고개 → 떼뜨 노르 데 푸르 → 레 샤피우, 또는 글래시 마을로 가는 방법이다.

(TMB variante)


뚜르 드 몽블랑(TMB, Tour Du Mont Blanc)은 정식노멀루트 외에도 오랫동안 더 높고 더 아름다운 코스들이 자연발생적으로 생겨난 변형루트들도 많이 있다. ①, ②의 코스를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시간 여유가 있거나 트레커들의 능력에 따라 가이드가 배려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③으로 가는 경우,

 본옴므고개에서 좌측 사면을 타고 접어들면 그 많던 야생화도 자취를 감추기 시작하고 이내 큼지막한 바위들이 뒤엉킨 암반지대 경사면을 만나게 된다.

고도를 높일수록 길은 더욱 험해지고 군데군데 자그마한 빙하지대의 설사면이 남아있다.  그저 살짝 눈 덮인 곳이라고 생각될 빙하지만 사실 수백, 수천 년 전에 쌓여 굳어진 눈덩어리라고 생각하면 이 또한 작지 않은 의미를 느끼게 되는 코스다. 암반지대와 모레인지대 그리고 만년설의 빙하지대까지 통과하게 된다. 이 변형코스 역시 군데군데 TMB표시가 잘되어 있어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이 코스의 백미는, 이 일대에서 가장 높은 떼뜨 노르 데 푸르(Tête Nord des Fours, 2756m)에서 알프스의 황홀한 풍광은 물론 몽블랑 남서면의 남성스러움을 보는 즐거움이다.  

-푸르고개(Col des Fours, 2665m)근처 빙하지대-

푸르고개(Col des Fours, 2665m)로 오르는 마지막 능선에 오르면 뒤돌아 볼 필요가 있다. 약 5시간에 걸쳐 올라 온 길을 보면서 추억하게 된다. 너무나 멀리 올라와서 자세히 봐야 보일 듯한 길이 풀어 놓은 실처럼 펼쳐져 있어 깊은 한숨과 함께 희열을 느끼게 된다. 등산은 항상 뒤를 돌아보아야 감동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자신이 강하다는 것을 깨닫게 될지 모르는 주옥같은 길이다.

 마침내 푸르고개(Col des Fours, 2665m)에 올라서면 그 사연 많던 길들이 이내 시야에서 사라진다. 푸르고개에서 20분 정도 완만한 오르막을 올라 멀리 샤모니쪽 침봉군이 더 크고 선명하게 보이면  떼뜨 노르 데 푸르(Tête Nord des Fours, 2,756m) 정상이다.

-남서쪽에서 본 몽블랑 정상 부위-

만년설로 덮인 프랑스쪽 몽블랑과는 다르게  시커먼 바위산으로 변한 몽블랑 남서쪽의 남성적인 자태를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짜릿함이 있다. 이곳에서는 에귀 드 트렐 라 떼뜨(Aiguille de Tré la  Tête), 에귀 드 비오나세이(Aiguille de Bonnassay) 등 샤모니 침봉군이 조망되고, 아래로는 멀리 글래시마을(La Ville des

Glaciers,1789m) 까지 레 튜프(Les Tufs)의 옆으로 흐르는 개울을 따라 자생하고 있는 야생화의 평화로운 자태와 함께 급경사 내리막길이 아스라이 펼쳐진다.

높이 올라오면 내려가는 것도 걱정이다. 올라 왔던 길을 되짚어 푸르고개까지 내려간다.


푸르고개에서 3가지 정도 하산 길이 있다.


<부분 개념도>

① 고갯마루에서 우측으로 본옴므산장(Refuge Col de la Bonhomme, 2477m) → 레 뮤(Les Murs, 1549m)를 거쳐 샤피우로 가는 길(TMB코스)

② 푸르고개를 오른쪽으로 끼고 떼뜨 수드 데 푸르의 하단부 급사면을 따라 몽블랑 목장(Chalet du Petit Mont Blanc, 2523m) → 샬레 드 라 하자(Chalets de La Raja, 1796m) 방향으로 레 샤피우 가는 길(TMB variante, 변형코스)

③ 푸르고개를 넘어 직진하여 레 튜프 (Les Tufs, 2023m) → 글래시마을 방향으로 가는 길이 있다.(TMB variante,변형코스)


②의 경우로 갈 때,

 푸르고개를 오른쪽으로 끼고 떼뜨 수드 데 푸르( Tête Sud des Fours,2716m)의 급사면을 따라 골짜기 밑으로 내려간 후, 오른쪽으로 길을 잡으면 목적지인 샤피우(Les Chapieux)로 갈 수 있다. 그러나 미야 호수(Lac de Mya, 2393m)를 보려면(③의 루트인 푸르고개 → 글래시마을인 경우 하산 길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떼뜨 수드 데 푸르 ( Tête Sud des Fours,2716m) 하단부에서 좌측으로 방향을 잡고 모레인지대와 만년설지대를 지나 급경사의 사면을 타고 30분 정도 내려가야 한다. 그리 크지는 않지만 빙하물이 만든 호수답게 아주 맑고 청아하다.

-미야 호수(Lac de Mya, 2393m)와 그랑 조라스-

 멀리서 병풍이 된 그랑 조라스(Grandes Jorrasses, 4208m 알프스 3대 북벽 중에 하나)를 배경으로 미야호수는 한 폭의 그림이 된다. 트레커들은 호수 근처에서 알프스의 정갈한 햇살과 흐드러진 야생화 초원에 앉아 꿈같은 휴식을 할 수 있다. 샤피우로 하산하는 경우라면 왕복 한 시간 정도 시간을 내거나 아예 점심식사를 미야호수(Lac de Mya, 2393m)로 선택해서 가는 것도 방법이다.


 

미야호수에서 사피우까지는 2시간은 족히 걸어야 도착할 거리다. 미야호수에서 샤피우 방향으로 능선을 타고 오르면 30분 정도는 완만한 초원지대로 편안하게 트레킹 할 수 있다. 바로 몽블랑목장(Chalet du Petit Mont Blanc, 2523m)지대이다. 알프스의 소들은 풀을 먹는 것이 아니라 꽃을 먹는다고 해야 할 만큼 주변에는 이름 모를 야생화가 지천이다.

그래서 알프스가 아름답기도 하지만 발 디딜 틈을 찾느라 시간을 지체하게 될 정도다. 목장지대인 만큼 가끔은 소들의 배설물도 신경 쓸 일이다. 이후 1시간쯤은 스위치 백 길이지만 조금은 그 커브가 짧고 가파른 내리막이어서 누군가에게 등을 떠밀린 듯 미끄러지듯 내려가야 한다. 산을 오를 때는 심장으로 하고, 산을 내려올 때는 무릎으로 한다는 말처럼 무릎이 부실하면 고생하게 될 정도로 긴 내리막길을 걸어야 한다.

-샬레 드 라 하자(Chalets de La Raja, 1796m)에서 본 샤피우 방향-


 떼뜨 노르 데 푸르( Tête Nord des Fours, 2756m)고개를 출발한지 2시간 쯤 걸려 아스팔트도로 근처에 위치한 샬레 드 라 하자(Chalets de La Raja, 1796m)에 도착한다. 로컬 가이드 팩은 보통 이곳에서 승합차 등을 이용하여 레 샤피우(Les Chapieux, 1554m)의 숙소로 이동한다. 도보로는 30분 정도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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