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MB 6일차: 라바쉐 - 라 풀리 구간
남성적인 이탈리아 사이트를 지나 목가적인 스위스로 가는 코스.
몸도 마음도 익숙해져서 알프스를 편하게 즐기면서 국경을 넘는다.
산행난이도: 중급
산행시간 ;약 6시간(오르막 1110m/내리막 1150m)
트레킹 코스별 예상 소요시간:
라바쉐산장 →아에르피 누바(Arp nouva) (차량 10분, 도보 50분)
아에르피 누바(Arp nouva) → 엘레나산장(도보 90분)
엘레나산장(Rifugio Elena) → 페레 고개(Grand col Ferret) (도보 100분)
페레 고개 → 라 풀리(La Fouly)(도보 120분)
<전체 개념도 key map>
<코스 개요> - 라바쉐에서 페레고개까지
라바쉐 (La vache, 1640m)에서 숙박을 하면 보통 차량을 이용하여 아스팔트길이 끝나는 아에르피 누바(Arp nouva, 1769m)까지 이동하여 시작한다. 그러나 현지 가이드팩이 아닌 독자적인 트레커는 50분 정도 걷거나 셔틀버스(SAVDA(www.savda.it))를 이용할 수 있다.
(보나티산장에서 츨발할 경우, 산장 뒤편으로 오솔길을 따라 100m 쯤에 있는 이정표 좌측으로 길을 잡아 말라트라 계곡의 다리를 건너 발 페레산장 방향으로 간다)
아에르피 누바는 보나티산장에서 출발하는 트레커들이 지나게 되는 발 페레산장((Chalet Val Ferret, 1784m) 앞이다.
조그마한 나무다리를 건너 넓은 자갈길을 완만하게 올라가면, 길은 크게 오른쪽으로 굽어서 매우 넓은 목초지가 나타난다. 여기서부터 페레고개(Grand Col Ferret)를 따라 북동쪽 방향으로 20여분 쯤 가다가 엘레나산장(Rifugio Elena, 2061m)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아래)사진의 가운데 대각선으로 난 길이 일반 트레커들이 다니는 TMB 25번 루트다.
TMB 25번을 따라가도 엘레나산장으로 갈 수 있다.
그 길을 가로질러 곧바로 사진 왼쪽 경사진 사면으로 올라선다. 그 사이사이로 여기저기서 폭포와 계곡물이 장쾌하게 쏟아진다. 조금 경사가 있지만 일반루트를 이용하지 않고 오른쪽 사면을 타고 걸으면 조금 더 좋은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조그마한 빙하계곡만 넘어서면 그다음부터는 완만한 능선이다. 엘레나산장까지는 그렇게 쉬엄쉬엄 주변 풍광을 즐기면서 가게 된다.
페레계곡과 그랑 조라스 등이 멀어지는 원근감도 수시로 느끼게 되고, 30분 정도 경치를 감상하며 오르면 이내 엘레나산장(Rifugio Elena, 2061m)이 눈에 든다. 1995년도에 새로 지어진 산장인 만큼 다른 산장과는 달리 현대적인 감각으로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어 오히려 호텔급이라고 느낄 정도다. 엘레나산장은 특히 테라스의 전망이 훌륭하다. 몽돌랑(Mont Dolent, 3823m)에서 그랑 조라스(Grandes Jorasses, 4208m)에 걸친 빙하와 암릉은 물론 끝이 없을 것 같은 페레계곡의 장쾌함까지 같이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바로 앞에 있는 프레 드 바빙하(Glacier de Pre de Bar) 뒤로 가장 높게 솟은 봉우리가 바로 몽돌랑(Mont Dolent, 3823m)이다. 이탈리아, 스위스 ,프랑스 3개국에 걸쳐 있는 산으로 유명하다.
페레고개(Grand col Ferret, 2537m)로 가기 위해서는 엘레나산장 뒤로 방향을 잡는다. 산장을 나서자마자 오른쪽으로 곧게 뻗은 오르막을 10여 분 오르다가 그 다음부터는 스위치 백의 길을 걷는다. 페레고개(2,537m)를 지나 떼뜨 드 페레고개(Tete de Ferret, 2714m)로 가려면 반드시 거쳐야 되는 길이다. 지나 온 길은 실처럼 가늘어지고 엘레나산장이 성냥갑처럼 작아질 때까지 오르고 또 오른다.
작은 능선에 올라서면 그랑 조라스(Grandes Jorasses, 4208m) 동남쪽의 전모가 드러난다. 그 유명한 노스페이스의 위용과 비교하면 조금 무뎌 보이지만 너무나 거대한 하나의 바윗덩어리에서 뿜어지는 당당함은 그에 모자라지 않다.
급한 오르막이 끝나면 시작되는 알펜로제 꽃밭 사면을 스위치 백으로 천천히 오르게 된다. 오를수록 몽돌랑(Mont Dolent, 3823m)과 아름다운 프레 드 바빙하(Glacier de Pre de Bar)가 더 선명하게 다가온다.
알펜로제가 흐드러진 마지막 오르막. 특히 이 페레고개로 가는 길에서 MTB(Mountain Bike, 산악자전거)를 하는 마니아를 종종 볼 수 있다. 사람이 걸어 오르기는 힘이 들지만 자전거로 다운 힐 하기 좋은 코스이기 때문이다.
국경지대인 페레고개(Grand col Ferret, 2537m)로 가는 마지막 능선은 완만하다. 매우 넓은 고갯길은 느긋하여 전망을 즐기기에도 좋다. 오르막 길 주변에는 고산식물과 야생화가 많아 천천히 감상하면서 걸으면 어느새 페레계곡이다.
약 900m나 되는 표고차 때문에 TMB패스 중 가장 힘든 오르막길 중 하나로 알려진 페레고개(Grand Col Ferret, 2537m)는 의외로 황량하다. 국경지대라고 해봐야 검문소도 경비병도 없다. TMB이정표와 1931년에 세운 경계비가 스위스와 이탈리아의 국경임을 알리고 있을 뿐이다. 알프스가 자유로운 만큼 굳이 이탈리아 땅이니 스위스 땅이니 인위적으로 선을 긋고 경계를 표시할 일도 아닌 것 같다.
페레고개는 전망이 좋아 사면의 풍광을 즐길 수 있다. 오른쪽 멀리에 그랑 콤방(Grand Combin, 4314m)의 웅장한 모습이 자태를 뽐내고 있고 이탈리아 쪽으로는 페레고개에 가려졌던 그랑 조라스와 프레 드 바빙하(Glacier de Pre de Bar)가 보인다.
페레고개(Grand col Ferret, 2537m)의 감흥을 뒤로 하고 스위스 라 풀리(La Fouly)로 향한다. 페레고개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 이탈리아 – 스위스 국경을 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