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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람지 Jan 01. 2019

유튜브로 우아하게 발레하는 법

발레하는 여자가 알려주는, 추천 유튜브 발레 채널

개인적인 일이 바빠 미루고 또 미루다가 작성하는 글이다.

올해 World Ballet Day(세계 발레의 날)는 무려 10월 2일이었으니 말이다.



World Ballet Day란?

2014년부터 매년 10월 첫째 주에 열리는, 발레 기념일이다. 전 세계의 주요 발레단 간의 협업에 의해 열리는 행사로, 이 날은 각 발레단이 단원들의 연습 영상을 라이브로 스트리밍하거나 주요 작푿들의 비하인드 영상을 공개하곤 한다. 그 외에도 많은 발레단이나 발레 학교에서 이 날을 기념하곤 한다. 라이브 스트리밍에 참여하는 발레단은 영국의 로열발레단(The Royal Ballet), 호주 발레단(The Australian Ballet), 러시아의 볼쇼이 발레단(Bolshoi Ballet), 캐나다 국립 발레단(The National Ballet of Canada), 그리고 샌프란시스코 발레단(San Francisco Ballet)이다. 



아무튼, 춤을 사랑하고 발레의 매력에 푹 빠져 주 2회 발레를 배우고 있는 나로서, 지난 2018 World Ballet Day의 유튜브는 즐거운 발레의 천국이었다. 나처럼 직접 발레를 배우지 않아도, 발레를 사랑하고 즐기는 사람이라면 구독하면 눈과 귀가 행복해질 유튜브 발레 채널 몇 개를 소개한다.


1. Royal Opera House (The Royal Ballet)

World Ballet Day를 리드하는 '리더'격인, 영국 로열발레단의 유튜브 채널이다. 

https://youtu.be/FySuVhmb-OY

 로열발레단의 2018년 10월 2일 아침연습의 라이브 스트리밍 영상. 아마도 월드 발레 데이에 가장 인기 많은 영상이자 많은 전세계의 발레 러버들이 기다리던 영상이 아니었을까 싶다. 길다란 바를 잡고 하는 바(Barre) 연습부터, 바 없이 맨바닥에서 하는 플로어 동작 연습까지, 발레 댄서들이 매일같이 절대 게을리하지 않는 기본 발레동작 연습 현장을 확인할 수 있다. 

 발레도 아는 만큼 보인다. 발레 동작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사람에게는 이 영상이 다소 지루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발레 경험이 약간이라도 있는 사람이라면 영상을 보면서 함께 따라해볼 수도 있다. 이미 월드 클래스에 오른 로열 발레단 무용수이지만, 하루도 빠짐없이 엄격한 바 동작을 연마하고, 백발의 선생님(이들에게도 선생님이 있다!)이 이들 사이를 누비며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자세를 교정하고 격려하는 걸 보고 있자면 어쩐지 겸손해지고 차분해지는 기분. 

 한 시간이 넘는 길이의 영상이지만 발레 애호가들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볼 만한 영상이다. 게다가 연습 내내 흐르는, 로열발레단의 '음악 마스터'가 연주하는 그랜드피아노 선율도 귀를 즐겁게 한다.


https://youtu.be/Kq8zqhqjUIo

 발레는 진화한다. '발레'라 하면 매우 고전적이고 엄격한, '낡고' '현대적이지 못한' 예술을 떠올리는 사람이 대부분이지만 그렇지 않다. 흔히들 아는 <호두까끼 인형> <지젤> <백조의 호수>와 같은 고전적 작품 외에도 독창적이고 현대적인 센스를 가미한 작품들이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탄생 중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Alice In Wonderland)>는 로열 발레단에서 2011년 창작하고 초연한 발레 작품으로,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고전 발레와 달리 톡톡 튀고, 재치가 넘치고, '빵 터지는' 장면들까지 존재한다. 작품의 몇몇 하이라이트 장면들을 로열 발레단의 유튜브 채널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름부터 '왕립 발레단'이라 해서 왠지 굉장히 엄격하고 고루할 것만 같지만, 최정상급의 발레 테크닉을 유지하면서도 현대인의 감각에 맞는 창의적인 작품을 내놓는 로열 발레단, 아주 칭찬해.


2. Ballet Flowers

 발레의 발상지는 프랑스이지만, 발레로 유명한 나라를 꼽을 때 빠지지 않는 나라는 러시아이다. 그 중에서도 최고의 발레 영재들, 혹은 미래의 프리마 발레리나가 될 잠재력이 보이는 아이들만이 입학한다는 바가노바 아카데미(Vaganova Academy)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채널이다. 

https://youtu.be/hi359cfO0-I 

 아카데미에 다니는 어린 소녀들이 다 같이 연보라색 레오타드와 스커트를 입고 일사불란하게 바(Barre), 점프, 스트레칭 등의 동작을 수행하는 모습을 보면, 힐링이 됨과 동시에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의지가 나도 모르게 솟아난다. 최고가 되기 위한 길은 멀고 험하구나.

https://youtu.be/ZlW69xDwMG0

 아카데미의 일상적인 연습이나 시험 영상은 물론이고, 오랜 배움의 피날레인 졸업 공연 영상까지 이 채널에서 확인할 수 있다. 왜 내가 다 뿌듯하지?


3. Kathryn Morgan

 위의 두 채널에서는 프로페셔널 발레단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면, 이번에 소개할 채널은 발레를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친근하게 소개하는 채널이다. 채널의 주인인 Kathryn Morgan은 뉴욕시티발레단의 전직 무용수로, 발레를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발레 동작, 운동법, 화장법, 발레리나의 삶 등 발레의 다양한 면면을 소개하기 위해 이 채널을 오픈했다고 한다. 용기가 없거나 여유가 없어서 발레학원의 문을 두드리지 못했던 사람, 발레를 갓 배우기 시작한 사람이라면 그녀의 채널을 방문해 보자.

https://youtu.be/OiTRlpxfzCo

https://youtu.be/ZSIfgTOowYk

 발레 학원에서 배우는 루틴 외에도 다른 동작들을 시도해 보고 싶다면, 혹은 발레 학원에서 배운 동작들을 예습/복습해서 실력을 보다 빨리 향상시키고 싶다면 도움이 될만한 영상. 전직 뉴욕시티발레단 소속의 무용수가 직접 짠 워크아웃 동작이라니, 유튜브는 사랑입니다.

https://youtu.be/Rvcc5pw35fE

포인트 슈(토슈즈)를 더 편하게 신을 수 있는 팁까지. 


 


 보기엔 너무나 아름다운 춤, 발레. 하지만 그 아름다움 만큼 다른 장르의 춤과는 달리 쉽게 따라할 수도 없고 쉽게 배울 엄두를 낼 수도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지금은 2019년, 21세기이다. 유튜브로 못 배우는 게 없는 시대가 왔다. 일단 유튜브로 발레의 아름다움에 대한 갈증, 배움에 대한 갈증부터 해소해 보는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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