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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일 블루 Mar 15. 2024

첫 책이 나왔습니다.

삶이 사람에게서 살아남는 전쟁처럼 느껴졌을 때


https://tumblbug.com/m1dnightb1ue1


사는 게 서투르다고 느낄 때가 있다. 이를테면 남들 다 하는 인스타라거나 SNS를 잘하지 못할 때 책이 나와서 홍보는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무슨 내용을 써야 할지 모르겠을 때. 


언제였던가, 면접을 보러 나갔다가 교통비 아껴보겠다고 여덟 정거장을 걸어서 두 시간이 넘어서야 집에 도착해서 기진맥진 쓰러지듯 잠들던 아침도 있었고, 하고 싶은 일을 해보겠다고 학교를 다니면서 알바를 네 개씩 할 때도 있었다. 아무리 노력을 해도 스물의 후반까지 하고 싶은 일은 구경도 못하고 살았던 것 같았을 때도 지나가고 이제 서른의 중간쯤 왔을 때. 첫 책이 나왔다. 


언젠가 작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적던 중학생에게서 한참 커버린 지금에서야 첫 책이 나왔다. 사실 작가가 된 건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책 한 권은 나왔다. 펀딩은 9시에 시작인데 글은 여덟 시 반부터 적기 시작했다. 어떤 책인지 설명을 하고, 어떤 내용인지 멋있는 설명을 적고 싶었는데. 막상 쓰려고 보니 말이 별로 없었다. 많은 고생을 했고, 어떠한 일을 겪었고 그렇기 때문에 쓸 수밖에 없었다는 아마 읽으시는 분과 퍽 다르지 않았을 거라는 말 정도를 제외하면 이 책은 내용은 사실 멋진 디자인을 해주신 편집자 분의 안목을 제외하면 글의 본질은 실은 초라함에 가깝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면서 생채기는 다 나지 않을까요, 그래도 괜찮아질 거고요. 혹여 읽으시는 분들이 혼자인 시간에 덜 외로운 시간을 보내실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만 적어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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