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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근호 변리사 Mar 23. 2021

폭스바겐, 배터리 자립에 대한 특허적 고찰

최근 폭스바겐이 배터리 자립을 선언하였습니다. 이와 함께 LG 화학, SK 이노베이션 및 삼성 SDI 의 주가는 흔들는데요. 2차 전지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식을 매수했던 분들께는 큰 불안감으로 다가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과연 폭스바겐이 배터리를 내재화 하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특허 포트폴리오

특허권을 획득할 때, 자사의 핵심 기술에 대해서는 특허권을 굉장히 다각적으로 획득하고 관리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예를 들어, A 에 대해서 특허를 받고, 이어서 A', A'', A''' 등등 연관된 시리즈 특허를 창출하며 해당 분야에서의 기술적 지위를 확고히 하는 것은 기본 중 기본입니다. 나아가, 구성A+구성B+구성C 로 이루어진 제품의 경우에는 A'+B+C, A+B'+C, A+B+C' 까지도 시리즈 특허로서 보호합니다.


이와 같이 반복된 시리즈 특허의 획득을 통해서, 기업은 그 핵심 기술에 대해서 빈틈 없이 촘촘한 특허 망을 가지게 됩니다. 이처럼 특허를 관리하는방법 또는 특허관리수단을 특허포트폴리오 라고 말합니다.



시리즈 특허의 이점 

시리즈 특허를 다수 획득할 시 이는 다른 기업의 시장 진입을 미리 방지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제품의 제조과정에서 기술 A가 필요하나, 해당 특허권에 대한 로열티를 지급하기 싫은 경우 모두 '회피설계'를 생각합니다. 그런데, A를 회피하기 위한 A', A'' 까지 모두 특허권이 확보되어 있다면 상대방은 회피설계를 포기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점에서 지식재산권을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대기업과 다른 중소기업 내지 스타트업 기업 간의 차이가 드러납니다. 대기업의 특허는 상대적으로 회피하기 매우 어려운 반면 중소기업 내지 스타트업은 특허비용을 매우 아까운 것으로 여기기 때문에 핵심 기술에 대한 특허권의 수가 상당히 적고, 전문가 입장에서는 회피 설계하기가 쉽습니다.)



폭스바겐 '파워 데이'에 이입해본다면? 

LG 화학, SK 이노베이션, 삼성 SDI 는 모두 국내의 큰 기업들입니다. 그리고, 당연히 한국 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등지에 대해서도 현재 개발중인 2차전지에 대한 특허권을 충분히 획득하고 있습니다. 즉, 폭스바겐은 배터리를 생산하기 위해서 위 기업들 뿐만 아니라 CATL 등 다양한 배터리 업체들에 특허 로열티를 지급하거나 해당 특허권을 거액을 지불하고 매입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즉, 폭스바겐의 배터리 자립은 위 기업들의 특허 포트폴리오를 회피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이 요구되는 점, 특허 라이센스를 체결한다면 막대한 로열티가 지출될 것인 점에 비추어 목표로 한 50% 배터리 비용 절감을 달성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현재까지의 폭스바겐 특허 현황

Google Patents 를 통해 검색해본 결과 폭스바겐이 배터리 자립을 단순한 변심으로 결정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출원인 : Volkswagen / 발명의 명칭 : Battery"로 검색한 결과, 폭스바겐은 배터리에 대해 이미 1,511 개의 특허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됩니다. 동일한 명칭에 관한 것으로, LG 화학은 11,175 건, SK 이노베이션은 755 건, 삼성 SDI 는 6,502 건을 갖고 있는 것에 비교할 때 LG, 삼성에 비할 정도는 아니나 예전부터 배터리 자립을 꾸준히 준비해온 것으로 보입니다.


맺으며

폭스바겐의 배터리 자립 선언이 어떤 결말을 맺을 지 확답을 내리기는 어렵습니다만, LG 화학과 삼성 SDI 와의 특허협상을 얼마나 잘 해결하느냐에 달린 것으로 보입니다. 반대로, 많은 수의 특허를 이미 보유하고 있는 국내 대기업들은 미리 확보한 특허권을 활용하여 적절한 대응을 해야하겠죠? 글로벌 시장에서의 큰 기업들 간의 이슈인만큼 향후 귀추가 주목됩니다.



BY 임근호 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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