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게 뭐 별거 있나요?

그냥 즐거운 거죠!

by 해윤

"아, 즐겁다!"


이 말을 입 밖으로 뱉어 본 게 언제였던가. 재미있다, 행복하다, 좋다와 같은 감탄사는 숨 쉬듯이 나오지만 즐겁다는 말은 왜 입 속에 숨어있는 건지. 오오랜 숨바꼭질 끝에 입 밖으로 데리고 나오고 싶어졌다.

친구들과 노래방에서 쇠맛이 느껴지도록 노래를 부르는 시간도, 좋아하는 사람과 맛있는 커피를 마시는 시간도, 신나서 좋아하는 음악에 몸을 맡기고 흔들던 순간도, 너울거리는 윤슬을 정신없이 카메라로 담던 순간도, 무릎이 이리저리 나부끼고 다리가 퉁퉁 붓는 게 느껴지도록 걷던 여행의 순간도 모두 즐거운 순간이었으니까. 나열하는 내내 "즐겁다"는 형용사가 어디에도 붙지 않지만, 분명 그 시간은 더할 나위 없이 즐거웠다.


안다, 저 많은 순간에 즐겁다는 형용사 하나쯤 빠져도 표현할 수 있는 말들은 널리고 널렸다는 것쯤은.

즐겁다는 말을 배제하면 오히려 더 세세한 감정을 담아낼 수 있다는 것쯤은.

그렇지만 즐겁다의 사전적 의미.

[즐겁다] 형용사. 마음에 거슬림이 없이 흐뭇하고 기쁘다.


즐겁다고 퉁치는 게 뭐 어때서?


즐거운 게 뭐 별거 있나?

그냥 즐거운 거지!


오늘부로 내 즐거움에 해방을 주려고 한다. 혀 끝에 맺히지만 말고 세상에 뿌려질 수 있도록, 별거 아닌 순간에도 소중함을 더할 수 있도록.


아, 지금의 해방감도 즐겁다!

작가의 이전글첫 [독립], 쓰디쓰고 맵디매운 자취의 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