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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윤숙 May 22. 2019

어쨌거나 좋은 인상

내 인상 일일계획표

모임에 나가서 처음 사람을 만날 때 우리는 먼저 상대방의 얼굴을 본다.


그때 얼굴을 본다는 건 무엇을 의미하는가?


모임이 끝나고 집에 가서 하루 동안 만난 사람들을 하나하나 떠올려보면 될 것이다.


그들이 무슨 옷을 입었는지 무슨 구두를 신었는지에 대해서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대신 ‘그 사람 인상이 참 좋았다’든지 아니면 ‘인상이 나빴다’라는 식의 평을 한다. 그리고 앞으로 가까이할 것인지 거리를 둘 것인지를 결정하곤 한다.


상대방 입장에서 보면 인복이 많은지 적은 지가 결정되는 순간이다.


인복이 많은 사람들을 보면 대개 인상이 좋다. 그리고 누구나 편안한 성격과 얼굴을 가진 사람을 선호한다.


그러다 보니 인상이 좋은 사람의 주위에는 늘 사람들이 북적이고 그들로부터 도움을 받는 일도 많다.     


명예는 말할 것도 없고 돈복이나 먹을 복도 결론적으로 인복과 관련이 있다.


당연히 인복이 많은 사람은 복이 많은 사람인 것이다.


그렇다면 인복이 생기는 얼굴, 즉 편안하고 좋은 인상은 어떻게 만드는가?


인상이 좋은 사람은 인생이 늘 편안했을 거라고 짐작된다. 그런 경우가 많은 건 사실이다.


그런데 사실은 인생을 편하게 살아서라기보다는 인상이 편안해서 인생이 편해진 경우가 많다.     


누가 봐도 인생이 편안한데 늘 찡그린 얼굴을 많이 본다.


소위 갑질을 하며 남을 무시하는 인생을 살면 어느 한순간에 무너지는 것을 보았다.


반대로 누가 봐도 가진 게 없는데 우주를 다 소유한 것처럼 당당하고 편안한 인상의 사람은 성공하는 것을 보았다.


결국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식이지만 굳이 고르라면 나는 좋은 인상이 먼저라고 말하고 싶다.    


‘인상’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아마 월급 인상이 생각날 것이다. 만약 회사에서 이번 달 실적을 이만큼 올리면 월급을 얼마 인상해 주겠다고 말한다면 야근을 감수하고서라도 열심히 일할 것이다.


그러나 실적이 오르면 그때 보고 인상하겠다고 막연히 이야기하면 달라진다.


즉 막연한 조건을 내세우지 말고 구체적인 결과를 먼저 정해 놓고 시작한다면 동기유발이 더 잘 된다.    


누구나 행복을 꿈꾼다.


그런데 정작 행복의 조건을 설정할 때는 까다로운 심사관의 입장에 서곤 한다.


불행히도 완벽한 타이밍이란 이 세상 어디에도 없다.


“나는 이러이러한 조건이 되면 행복할 거야.”

라거나

“이렇게 되면 웃고 살 거야.”

라고 말하는 건

“나는 아마 영원히 웃기 힘들 거야.”

라고 말하는 거나 마찬가지다.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오늘까지만 치킨을 먹고 내일부터 다이어트하겠다고 말하는 것이다.


니체는 일찍이 타이밍의 오류를 이렇게 지적한 바가 있다.


“오늘 가장 좋게 웃는 자는 역시 최후에도 웃을 것이다.”    


오늘이 쌓이고 쌓여 내일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마치 우리는 내일 그 자리엔 ‘지금과 완전히 다른 DNA’의 내가 있을 것처럼 호언장담하기도 한다.


앞으로도 계속 같은 나와 함께 가야 하는데 말이다.


그러니 지금 웃을 수 있는 만큼 최대한 예쁘게 웃는 것이 좋다.


그러면 내일은 더 예쁘게 웃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    

 

사과 한 바구니가 있다고 치자.


그 사과에는 맛있는 것과 맛없는 것, 그저 그런 것들이 섞여 있다. 어떻게 먹어야 그 사과 한 바구니를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을까?


정답은 ‘항상 그 사과들 중에서 가장 맛있는 것부터 골라 먹는다’이다.


그러면 처음부터 끝까지 가장 맛있는 사과만 먹은 셈이다.


우리가 평생 장착하고 살아가야 할 얼굴도 그렇다.


오늘의 내 얼굴 표정들 중에서 가장 예쁜 표정과 마음가짐으로 하루를 살면 나는 매 순간 가장 아름다운 얼굴로 사는 셈이 된다.   

 

아침에 거울을 보면서 오늘은 어떤 인상으로 지낼지 계획하는 건 어떨까?


마치 ‘오늘은 봄기운이 물씬 나는 원피스를 입고 하늘하늘한 스카프를 둘러야지. 또 오렌지색 포인트를 주어 발랄한 분위기를 연출해야지.’


하면서 입을 옷이나 화장법을 고민하듯이 말이다.


그날의 이미지도 계획하면 어떨까?


‘오늘은 중요한 업무가 있으니 단호하고 자신만만한 인상으로 보여야 해. 그러니 눈꼬리에 힘을 팍팍 주고, 여유 있는 미소를 짓자. 걸음걸이는 당당하게 하고 팔을 힘차게 휘둘러야지.’


이런 식으로 말이다.


인상이 좋은 사람은 인복이 생겨나고 다른 복들이 차례차례로 밀려들어온다.


당신의 인상을 인상하라. 그러면 인생이 ‘인상’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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