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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형범 Aug 01. 2024

한국영화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2024년 대한민국 영화 100선 중 10위 작품

홍상수 감독의 데뷔작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이 2024년 한국영화 100선에서 10위에 선정되었습니다. 1996년 개봉 당시 신선한 충격을 안겨준 이 영화는, 2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예술성과 혁신성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영화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1996)_포스터 이미지


이 영화는 네 명의 등장인물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무명 소설가 효섭, 그와 불륜 관계에 있는 유부녀 보경, 보경의 강박증 있는 남편 동우, 그리고 효섭을 짝사랑하는 극장 매표원 민재. 이들의 얽힌 관계와 각자의 내면을 통해 당시 한국 사회의 모습을 날카롭게 포착합니다.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은 기존 한국영화와는 전혀 다른 접근방식으로 주목받았습니다. 무미건조한 묘사, 움직이지 않는 카메라, 사실적인 정사 장면, 그리고 속물적인 지식인 계층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 등 홍상수 감독 특유의 스타일이 이 영화에서 처음 선보였습니다.


특히 이 영화는 서사 구조에서 혁신적이었습니다. 여러 등장인물의 시점을 교차하며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식은 당시로서는 매우 신선했습니다. 또한 불륜과 살인이라는 통속적인 소재를 다루면서도 어떤 장르적 쾌감이나 명확한 기승전결 없이 전혀 새로운 영화를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영화의 기술적인 면에서도 주목할 만한 점이 많습니다. 어두운 곳에서 그림자 크기를 조절하여 정서를 표현하는 조명 기법, 거울상을 활용한 연출 등 배우 이외의 요소로 감성을 표현하는 방식이 독특한 서사 맥락과 잘 어우러져 많은 평론가들의 찬사를 받았습니다.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은 개봉 당시 상업적으로는 크게 성공하지 못했지만, 영화계와 평단에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특히 유명 영화평론가 정성일은 이 영화를 극찬하며 1996년을 한국영화의 특별한 해로 평가했습니다.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이 2024년 한국영화 100선에서 높은 순위를 차지한 것은, 이 영화가 한국 독립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줍니다. 이 영화는 단순히 하나의 작품을 넘어, 한국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큽니다.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은 한국영화사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된 작품입니다. 홍상수 감독의 독특한 영화 언어,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 그리고 새로운 서사 구조의 실험은 이후 한국 독립영화의 방향성을 제시했습니다. 이 영화는 2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신선하고 혁신적인 작품으로 평가받으며, 앞으로도 한국영화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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