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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형범 Aug 09. 2024

태풍의 비밀: 제주도의 신비로운 보호막

설화와 과학이 만나는 경이로운 순간

태풍의 계절이 왔습니다. 올해는 다행히 한반도에는 태풍이 아직 오지 않았는데요. 벌써 일본은 여러 태풍이 지나갔다고 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왜 일본보다 우리나라는 태풍 피해가 적은 것일까요?


어느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을 보고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글 내용은 이렇습니다.


"예전에 기회가 있어서 일본인이랑 대화를 나누게 되었어요. 상대는 집안이 꽤 잘 사는 것 같은 여성이었는데, 조금 특이한 면이 있었죠. 그 분이 갑자기 저에게 한라산을 아느냐고 물었어요. 당시 저는 제 출신지를 밝히기 전이었습니다. '안다'고 대답하자 그 분은 뜻밖의 말을 했어요.


'한라산은 아주 재수없는 산이에요.'


순간 발끈했지만, 이유를 들어보고 싶어서 물어봤죠. 그랬더니 이런 대답이 돌아왔어요.


'한라산 덕분에 한국으로 가야 할 태풍이 일본으로 가고 있어요. 제가 아는 유명한 사람이 이것에 대해 말했어요. 한라산의 여신이 태풍의 길을 일본으로 틀어놓는데, 이것을 막으려면 일본이 제주도에 가서 막는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제주도의 한라산 여신은 웬만한 일본 신보다 강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거예요. 정말 재수없는 산이에요.'


이 말을 듣고 저는 '제가 제주도 사람인데요?'라고 말했더니, 그 분은 갑자기 사과하고는 그 후로 연락이 끊겼어요."


이 이야기를 듣고 나니, 우리나라와 일본의 태풍 피해 차이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얻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는 과학적 사실이 아닌 미신에 가까운 이야기지만, 우리의 문화와 자연 현상을 연결 짓는 흥미로운 관점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사실 제주도에는 '설문대할망'이라는 거인 여신 설화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이 여신이 제주도를 만들고 보호한다는 믿음이 있죠. 이런 전설은 단순한 이야기를 넘어 제주도 사람들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왔습니다.

제주도 설화 설문대할망

더욱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전설적 이야기가 실제 과학적 현상과 맞닿아 있다는 것입니다. 기상학적으로 볼 때, 제주도의 지형, 특히 한라산의 존재가 태풍의 진로에 실제로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이는 '카르만 볼텍스'라는 현상으로 설명될 수 있는데, 거대한 장애물(이 경우 한라산)이 공기의 흐름을 방해하여 소용돌이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이것 때문에 바람의 방향이 바뀌고 태풍에 영향을 미쳐 우리나라가 일본에 비해 덜 영향을 받는다는 거죠.

카르만 볼텍스 현상
제주도에서 일어나는 카르만 볼텍스 현상

이처럼 오래된 설화와 현대 과학의 발견이 묘하게 일치하는 모습은 참으로 경이롭습니다. 이는 우리 선조들의 예리한 관찰력과 상상력이 자연 현상의 본질을 직관적으로 포착했다고 볼 수 있겠죠.


이런 사례를 통해 우리는 전통적인 이야기와 과학적 사실을 단절된 것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서로 보완하고 풍성하게 만드는 관계로 바라볼 필요가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설화 속 상상력이 현실 세계의 현상을 설명하는 데 도움을 주고, 과학적 발견이 다시 우리의 문화적 유산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것입니다.


다음에 태풍 소식을 접하실 때, 단순히 두려움의 대상으로만 여기지 마시고, 그 속에 숨겨진 자연의 신비와 우리 문화의 지혜를 떠올려 보는 것은 어떨까요?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이야기의 힘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세줄요약

1.제주도의 한라산이 태풍의 진로에 영향을 미친다는 설화와 과학적 현상은 흥미롭게 일치한다.


2.'설문대할망' 설화에서 한라산의 여신이 태풍을 막는다는 믿음이 있으며, 실제로 '카르만 볼텍스' 현상으로 인해 한라산이 태풍의 방향을 바꾸는 데 영향을 준다.


3. 이러한 사례는 전통적 설화와 현대 과학의 연관성을 보여주며,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가치를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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