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형범 Aug 12. 2024

영화관 영화의 미래를 생각하다

변화하는 시장에 영화는 살아남을 것인가?

영화의 시작을 떠올리면 많은 이들이 뤼미에르 형제의 '기차의 도착'을 떠올립니다. 이 작품이 영화의 시초로 여겨지는 이유는 현재의 극장 시스템과 유사한 형태를 처음으로 선보였기 때문입니다. 큰 스크린에 영사된 화면을 관객들이 돈을 지불하고 함께 관람하는 이 형식은 오랫동안 '영화'라는 단어와 동의어로 여겨져 왔습니다.


영화관에서의 영화 관람은 독특한 경험을 제공합니다. 거대한 스크린과 웅장한 음향은 관객을 작품 속으로 빠져들게 만듭니다. 더불어 영화관까지 가는 여정 자체가 하나의 특별한 이벤트로 여겨졌습니다. 영화를 보는 시간만큼이나 많은 시간을 이동에 투자해야 했기에, 이는 하나의 놀이문화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러나 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유튜브를 비롯한 다양한 OTT 서비스가 출현하면서 영화 관람의 패러다임이 크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제 영화관은 여러 경쟁자들과 맞서 관객을 유치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고, 그 결과 관객 수가 점차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영화관에서 상영되는 영화들은 이제 더 큰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관객들은 이제 영화관에서 볼 만한 가치가 있는, 즉 시간과 비용을 투자할 만한 콘텐츠만을 선별적으로 찾습니다. 그 외의 작품들은 여전히 '영화'이지만 '영화관 영화'로서의 지위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헤겔의 말처럼 형식이 내용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고려하면, 영화관이 아닌 곳에서 소비되는 영화들은 전통적인 의미의 영화와는 다른 모습을 띠게 됩니다. 대형 스크린과 고품질 음향, 그리고 관객들을 몰입시키는 여러 요소들이 약화된 형태의 영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오늘날 스마트폰은 무수히 많은 오락거리를 제공합니다. 이미 게임과 만화 등 여러 콘텐츠들이 모바일 플랫폼으로 이동했지만, PC 게임과 출판 만화가 여전히 존재하는 것처럼 영화관 역시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것은 제작비 회수가 어려운 중소규모의 영화들입니다. 이들은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으며, 대신 스펙터클하고 박진감 넘치는 블록버스터 영화들만이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이는 결과적으로 영화 제작자들의 감소와 전체 영화 산업의 축소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관과 영화의 관계가 영원불변한 것은 아닙니다. 영화관 영화가 영화의 본질 그 자체는 아니지만, 영화관 영화를 위해 발전해 온 수많은 기술과 영상 언어는 모든 영상 콘텐츠에 녹아들어 있습니다.


영화관 영화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습니다. 높은 관람료가 그 이유가 될 수 있겠지만, 과연 지금 상황에서 관람료를 낮춘다고 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다시 영화관을 찾을까요? 아마도 그리 많지 않을 것입니다.


영화 산업은 지금 큰 변화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영화관의 미래와 영화의 본질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변화를 주시하며, 영화라는 매체가 어떻게 진화해 나갈지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영화의 본질은 변하지 않더라도, 그것을 즐기는 우리의 방식은 계속해서 변화할 것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영화 [노팅힐] 분석_2. 원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