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복지의 관점에서 동물원 문제를 바라보다
2023년 봄, 서울의 한 도로에서 한 마리의 얼룩말이 자유롭게 거리를 활보하는 모습이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이 얼룩말의 이름은 '세로'로, 서울 어린이대공원에서 탈출해 20분간 서울의 주택가를 돌아다니다가 3시간 만에 포획되었습니다. 얼룩말 세로의 탈출 사건은 단순한 소동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었습니다. 세로가 도망친 이유에는 단순한 우연이 아닌, 그가 처한 환경과 삶의 질에 대한 더 깊은 문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세로는 2019년에 태어난 어린 얼룩말로, 그 이후 부모를 잃고 홀로 지내며 외로움에 시달렸다는 이야기가 전해졌습니다. 동물원의 한정된 환경 속에서 가족도 없이 고립된 채 살아가던 세로의 상황은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안겨주었습니다. 일부 사람들은 "얼룩말도 그저 뛰어놀고 싶은 마음에 도망쳤을 것"이라며 인간이 그에게 가한 억압에 대해 미안하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동물원을 둘러싼 동물복지 논란이 다시 점화된 것입니다.
세로의 탈출 사건은 동물원이 제공하는 환경이 과연 동물들에게 적합한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얼룩말처럼 광활한 초원을 달리며 살아가는 동물들이 좁은 우리 안에 갇혀 지내는 것이 동물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고민하게 합니다. 동물원은 단지 동물들을 구경하는 장소로서만 기능할 것이 아니라, 그들의 복지를 고려하는 공간이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동물들이 본래 지니고 있는 자유와 습성을 억제한 채 인간의 눈앞에 전시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것이죠.
동물 복지의 관점에서 보면, 동물원은 근본적인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동물들은 자연에서 자유롭게 생활할 권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즐거움을 위해 그 권리가 박탈되고 있습니다. 좁은 우리 안에서 살아가야 하는 동물들은 스트레스를 받고, 그로 인해 이상 행동을 보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동물원에서 전시 중인 많은 동물들이 같은 자리를 반복적으로 맴돌거나 비정상적인 행동을 하는 모습이 목격되곤 합니다. 이러한 모습은 동물들이 심리적, 신체적으로 고통을 받고 있음을 시사하는 중요한 신호입니다.
동물원의 환경이 이러한 고통을 야기한다면, 그 구조는 근본적으로 변화해야 합니다. 모든 동물원이 갑자기 없어질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동물들이 야생에서 누리던 자유를 조금이나마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넓은 공간과 함께, 그들이 본래 하던 행동을 할 수 있는 행동 풍부화 프로그램이 적극적으로 도입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사냥하는 본능을 자극하거나 무리를 이루어 살아가는 사회적 구조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환경이 필요합니다.
세로의 탈출 사건은 인간이 동물들에게 가하는 억압의 상징적 사건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인간은 동물들을 가두고 그들을 감시와 관찰의 대상으로 삼아왔습니다. 하지만 그 결과 동물들은 본래의 삶을 포기하고, 단지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존재로 전락하게 되었습니다. 세로가 도망친 이유는 단순한 탈출이 아니라, 그가 원했던 자유와 본능적인 삶의 회복이었을 것입니다.
결국, 동물 복지의 관점에서 동물원은 다시 한 번 그 존재 이유를 재고해야 할 때입니다. 동물을 가두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자연스러운 삶을 보장하고, 인간과 동물이 공존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인간이 자연과 생명을 존중하며 살아가는 방법을 모색하는 시대에, 동물원은 그 역할을 재정립해야 할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세로의 탈출 사건은 단순한 소동을 넘어, 우리가 동물들에게 어떤 대우를 해야 하는지 깊이 고민하게 만드는 중요한 계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