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형범 Oct 22. 2024

윤수일의 [아파트] VS 로제&브루노마스의 [APT.]

1980년대의 상실과 2024년의 파티가 만나다

어느 날, 우연히 같은 제목의 두 노래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흥미롭게도, ‘아파트’라는 제목을 달고 있지만 완전히 다른 감성을 담은 두 곡이 있습니다. 하나는 1980년대 대한민국을 휩쓸었던 윤수일의 '아파트'이고, 또 다른 하나는 최근 발매된 로제의 '아파트'입니다. 두 곡은 시대적 배경도, 표현하는 방식도 다르지만, 같은 제목을 통해 흥미로운 연결점을 만들어냅니다. 두 노래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시대와 문화를 어떻게 담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윤수일(좌)와 로제&브루노마스(우)

먼저, 1982년에 발표된 윤수일의 '아파트'는 그 시절을 대표하는 국민가요입니다. 이 곡은 떠나간 연인을 그리워하며 그녀가 살던 아파트 주변을 서성이는 남자의 애잔한 감정을 담고 있습니다. 특히 "흘러가는 강물처럼, 흘러가는 구름처럼"이라는 가사는 사랑을 떠나보낸 후의 슬픔을 시적으로 표현하며, 도시화가 한창이던 한국 사회에서 아파트가 현대적인 주거 형태를 상징하는 동시에 개인의 상실감을 투영하는 공간으로 그려졌습니다. 이 노래는 당시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켰고, 지금까지도 다양한 세대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윤수일의 '아파트'는 응원가로도 자주 사용되며 그 시절의 감성을 현대까지 이어오고 있습니다.
https://youtu.be/WvP1g7eic0U?si=Xt96g7ikVc8o95l6

윤수일의 [아파트](1982)

반면, 2024년에 발표된 로제의 '아파트'는 완전히 다른 감성을 보여줍니다. 로제는 브루노 마스와 함께 이 곡을 발표하며, 한국의 전통 술 게임인 '아파트 게임'에서 영감을 받아 파티 분위기를 노래에 담았습니다. '아파트 게임'은 술자리에서 손을 쌓고 숫자를 외치는 간단한 규칙을 가진 게임으로, 참가자들이 정한 숫자에 도달한 사람이 벌주를 마시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이 게임을 통해 분위기가 빠르게 고조되며 파티의 에너지를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로제의 '아파트'는 이러한 게임의 활기찬 분위기를 그대로 담아낸 곡으로, 파티와 즐거움을 강조한 가사와 신나는 멜로디가 특징입니다. 이 곡은 발매되자마자 큰 반향을 일으키며 차트 상위권에 오르며 전 세계 팬들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https://youtu.be/ekr2nIex040?si=KnlekP7OT-BHB6x-

로제&브루노마스의 [APT](2024)

이 두 곡은 같은 제목을 가지고 있지만 전혀 다른 시대적 배경과 감정을 담고 있습니다. 윤수일의 '아파트'가 그리움과 상실을 표현한 곡이라면, 로제의 '아파트'는 젊은이들의 파티 문화와 즐거움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차이는 단순히 음악적 스타일의 차이가 아니라, 각 시대가 반영하는 가치와 삶의 방식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이처럼 '아파트'라는 한 단어도 시대와 상황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질 수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그리움과 외로움을 상징하던 아파트가, 이제는 파티와 유희의 단어로 변모한 것입니다. 두 곡은 각기 다른 시대적 감성을 담고 있지만, 같은 제목을 통해 우리에게 한 단어가 시대에 따라 어떻게 다르게 해석될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여러분도 이 두 곡을 들어보며 각 시대의 감성을 비교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두 노래는 시대를 넘나들며 아파트라는 단어가 어떻게 변모하고 있는지를 흥미롭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칭찬이 만든 놀라운 변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