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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형범 Nov 19. 2024

동화에서 출발한 이야기의 보편성과 독창성

일상의 대화를 통해 깨닫는 이야기의 본질

얼마 전, 작가를 꿈꾸는 한 친구와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그는 동화를 쓰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짧고 간단해 보이는 동화가 비교적 쉬운 시작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막상 동화의 주제를 구상하고 이야기를 써보려 하니, 생각보다 어려웠다고 합니다. 무엇을 쓰든 흔한 이야기 같고, 무엇을 시도하든 다른 이야기들과 비슷해 보였다는 그의 고백에서 우리는 대화의 방향을 '동화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돌리게 되었습니다. 곧이어, 이 질문은 더 넓은 범위로 확장되어 '이야기란 무엇인가'라는 궁극적인 화두로 이어졌습니다.


대화를 나누며 우리는 이야기의 본질을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동화는 기본적으로 짧고 간결한 형태로 교훈을 전달하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그 안에는 인간의 경험과 정서가 녹아들어 있기에, 간단한 구조에 비해 쓰기 어려운 이유가 있었습니다. 동화는 상상력과 교훈을 담아야 하며, 때로는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에게도 감동과 깨달음을 줘야 합니다. 이때 친구는 깨달았습니다. 모든 이야기는 그 자체로 특정 목적을 가지고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인간의 공통된 경험을 반영하는 거울이라는 점을 말이죠.


우리는 이야기들이 본질적으로는 같다고 느끼는 순간이 많습니다. 모든 이야기는 사랑, 성장, 희생, 도전 같은 공통된 주제를 다룹니다. 이러한 주제들은 동화에서부터 시작해 복잡한 소설이나 영화에 이르기까지 여러 형태로 존재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친구가 처음 느꼈던 어려움도 자연스러웠습니다. 왜냐하면 새로운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결국 누군가의 이야기와 겹칠 수밖에 없는 면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야기는 인류의 보편적 경험과 정서를 공유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모든 이야기가 다 같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든 이야기가 같으면서도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는 각 이야기의 표현 방식, 작가의 개성, 매체의 특성에서 비롯됩니다. 같은 주제를 다루더라도 작가는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이야기 속에 녹여냅니다. 누군가에게는 사랑이 아름답고 따뜻한 동화로 표현될 수 있고, 또 다른 이에게는 사랑이 서정적인 시나 어두운 스릴러로 그려질 수 있습니다. 친구와의 대화를 통해 깨달은 또 하나의 사실은 이야기가 같아 보일지라도, 작가의 시각과 창의성에 따라 전혀 새로운 작품이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동화에서 출발한 우리의 대화는 결국 이야기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졌습니다. 이야기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그들 사이의 공감과 이해를 가능하게 하는 도구입니다. 이야기는 단순히 줄거리의 나열이 아니라, 그 속에 담긴 감정과 메시지가 독자에게 어떻게 다가가는지가 중요합니다. 동화처럼 짧고 간단한 이야기조차도 그 안에는 깊은 철학과 다양한 해석의 여지가 숨어 있습니다. 결국, 친구는 동화를 쓰는 것이 쉽지 않다는 걸 이해했고, 더 나아가 모든 이야기가 같은 주제를 공유하면서도 그 해석과 표현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경험을 반영하고, 그 속에서 각기 다른 해석과 교훈을 찾습니다. 모든 이야기는 같지만, 동시에 모두 다른 이유는 그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작가의 독특한 시선과 개성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이야기는 우리에게 새로운 시각과 영감을 주며,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채 계속해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동화에서 시작된 대화는 결국 이야기의 본질에 대한 깊은 이해로 우리를 이끌었습니다. 이는 작가 지망생에게도, 그리고 이야기의 매력에 빠져 있는 우리 모두에게 큰 의미를 지닌 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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