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깊숙한 곳, 경상남도 창녕군 영산면에는 오래된 전설이 깃든 발자국 유적이 존재합니다. 이곳은 한때 조선 시대 사람들에게 신비롭고 경외의 대상으로 여겨졌던 장소로, 초인적 능력을 가진 문호장의 전설과 함께 마을의 상상력을 자극했던 곳으로 알려졌습니다. 문호장은 370여 년 전 영산에 실존했던 인물로 전해지지만, 그에 대한 공식 기록은 남아 있지 않습니다. 그는 아전으로서의 삶을 살며 호장에 오래 머물렀고, 관의 횡포로 억눌린 평민들을 돕는 영웅이자 신격화된 존재로 숭배되었습니다.
문호장의 전설은 그가 지녔던 신비한 능력들로부터 시작됩니다. 그는 마을 연못 근처에서 살며, 말 타기, 활 쏘기, 검술뿐만 아니라 도술과 축지법까지 능했다고 전해집니다. 심지어 경북 경산 자인에는 그의 소실이 있었는데, 그곳에 호랑이를 잡아 타고 다녔다는 믿기 힘든 이야기도 남아 있습니다. 그는 단순한 무술가나 도사가 아니라, 마을과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능력을 사용했던 존재였습니다.
문호장에 얽힌 가장 유명한 이야기는 어느 여름날, 감찰사의 행차에서 비롯됩니다. 당시 감찰사가 영산을 순시하던 중, 농민들의 점심밥 광주리를 말발굽으로 짓밟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이를 목격한 문호장은 회초리로 땅을 세 번 치며 "저 발자국!"이라고 외쳤고, 그 순간 말발굽이 땅에 붙어 움직이지 못하는 이변이 일어났습니다. 이로 인해 문호장은 감찰사에게 잡혀갔지만, 그는 태연히 관료들을 꾸짖으며 농민들의 삶과 가치를 변호했습니다. 그의 말에 이치가 닿았음에도 불구하고 체면을 중시하던 감찰사는 그를 문초하고자 했으나, 문호장은 곤장, 화살, 총알조차 통하지 않는 초인적 존재임을 증명했습니다. 결국 그는 자인으로 유배되었지만, 놀랍게도 문호장은 나졸들보다 먼저 영산으로 돌아왔고, 자인의 감옥에서도 동시에 모습을 보였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이러한 초인적 행적은 문호장이 단순한 인간이 아니라 특별한 존재임을 강하게 암시합니다. 그의 마지막 소원은 단오날마다 제사를 지내달라는 것이었으며, 이를 감찰사가 수락한 후 문호장은 스스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이후 그의 유언에 따라 단오마다 제사가 이어졌고, 문호장은 영산의 수호신으로 추앙받게 되었습니다.
문호장의 발자국은 오랜 세월 전설 속 거인의 흔적으로 여겨졌으나, 현대의 조사 결과 이 발자국은 초식 공룡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검은 바위 바닥에 남겨진 공룡의 발자국은 과거 사람들의 상상과 신앙이 어떻게 자연의 흔적과 결합되었는지를 보여줍니다. 그러나 공룡 발자국이란 과학적 해석에도 불구하고, 이 유적은 여전히 전통과 신비로움이 어우러진 장소로 남아 있습니다.
문호장을 기리기 위해 매년 단오날마다 거행되는 문호장굿은 그의 전설과 마을의 염원을 잇는 중요한 행사입니다. 굿판에서는 문호장을 비롯해 그의 가족들이 등장하며, 다양한 무속의례가 진행됩니다. 이 의식은 단순한 전통 행사를 넘어, 지역 사람들에게는 공동체적 결속과 신앙적 안정을 제공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문호장 사당은 세 곳에 나뉘어 있으며, 각각 문호장과 관련된 독특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특히 영명사 경내의 사당에는 그의 목불상이 보존되어 있는데, 이는 오래된 은행나무에서 만들어졌다는 전설이 전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