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볶이는 포기 못 해! 3편
은지는 중학생 때 무척 친하게 지냈던 친구다. 은지와 나는 여섯 명 정도 되는 무리에 속했고 중2 때 같은 반이었다.
중3이 되면서 진로를 정해야 했을 때 누군가는 인문계고등학교로, 누군가는 상업계고등학교로 갈지 선택해야 했다.
은지는 상업계 고등학교를 택했다. 공부도 잘했지만, 취직을 조금이라도 빨리 하고 싶다고 했다.
그 결정이 참 용감하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그렇게 서로 다른 고등학교로 흩어졌다. 학교가 달라지니 자연스럽게 거리가 생겼다. 교육과정도 달랐고, 학교도 멀어졌다. 예전처럼 매일같이 얼굴을 보는 일은 더 이상 없었지만 문득문득 생각났다.
그러던 어느 날, 대전 중앙시장에 있는 떡볶이집 ‘싱글벙글’에 갔다. 두툼한 튀김에 쫀득한 쌀떡, 매운맛과 덜 매운맛으로 나뉜 떡볶이와 튀김이 유난히 맛있던 집이었다.
사장님께서 서비스도 많이 주셔서 지불한 값보다 항상 배부르게 먹었던 곳이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침이 고인다.
(아직까지 영업을 하시니 얼마나 감사한지!)
룰루 랄라 신나는 마음으로 주문을 하려고 하는데 소위 날라리 같은 무서운 여고생들이 떡볶이를 먹고 있었다. 괜히 쫄려서, 언제 가려나 의식하면서 음식을 덜고 있었다.
그러던 그때 무리에 있는 낯익은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어?” 은지였다. 서로를 발견하자마자 동시에 터진 말.
“야, 뭐야!!” “잘 지냈어?!”
떡볶이집 이름처럼, 정말 싱글벙글한 만남이었다.
아마도 인문계와 상업계의 분위기 차이 때문이었을까.
교칙 때문이었을까. 머리 모양과 교복이 조금 자유분방하다는 이유만으로 나는 나도 모르게 잔뜩 편견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웃기게도 ‘무섭게 생겼다’고 생각했던 그 애들도 나와 똑같이 신나게 떡볶이를 먹고 있었다.
아, 그러면 그렇지. 떡볶이를 싫어하는 여학생이 어디 있겠어.
그날 이후로 가끔 생각한다.
떡볶이는 참 이상한 음식이라고.
학교가 달라도, 선택한 길이 달라도, 서로 멀어졌다고 느끼는 순간에도 같은 테이블에 앉아 같은 음식을 먹게 만드는 힘이 있다.
아마 그래서일까? 나를 포함한 많은 한국 여인들의 소울푸드가 떡볶이인 이유가.
혹 대전에 가신다면 싱글벙글 떡볶이를 꼭 드셔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