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볶이는 포기 못 해! 2편
나는 여자중학교를 다녔다.
근처 학교 중에서도 교칙이 빡빡하기로 유명했다. 귀밑 3cm 는 기본이고 운동화 색깔과 신발 종류, 책가방 색깔까지 정해져 있었다. 두발 자유가 있는 학교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그건 딴 세상 얘기처럼 느껴졌다.
똑 단발 소녀던 중학생 시절에는 이상하게 늘 배가 고팠다.
점심을 먹고 나서도, 간식을 먹고 나서도 종이 울리기 직전이면 어김없이 허기가 졌다. 특히 쉬는 시간마다 생각나던 건 학교 앞 왕자문구 옆 분식집의 컵볶이였다.
앞서 밝혔듯이 교칙이 빡빡한 우리 학교에서 쉬는 시간에 학교 밖으로 나간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교문을 나설 수는 없었지만 운동장 끝 울타리 너머로는 분식집이 보였다.
우리는 가끔 날을 잡고 종이 울리자마자 작정하고 운동장을 가로질러 울타리를 향해 달렸다. 한 명은 망을 보고, 한 명은 계산을 맡고, 목소리가 큰 나는 아주머니를 부르는 역할이었다.
“아줌마! 여기 컵볶이 한 컵 주세요!”
아주머니는 후다다닥 달려오셔서 바깥세상과 우리를 가로지르는 울타리를 넘어 팔을 쭉 뻗어 컵볶이를 건네주셨다. 우리는 얼른 컵을 받아 들고는 너 한 입 나 한 입하며 떡볶이를 나눠 먹었다. 그 짧은 쉬는 시간은 늘 스릴 넘쳤다. 혹시 선생님께 걸릴까 봐 오물거리는 입만큼 마음도 바빴다.
학교 앞 분식집 떡볶이는 야채도 별로 없이 묽은 소스가 적셔진 밀떡볶이였는데 어찌나 맛있게 먹었는지 모른다.
정말 별미였다. 아마 들킬까 눈치 보면서 낄낄 대며 몰래 먹어서 더 그런 것 같다.
그렇게 열심히 먹어댄 덕에 아마 그때가 내 인생에서 가장 통통했던 시절이 아니었나 싶다! 아무래도 떡볶이가 나를 키우는데 3할은 한 것 같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