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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팬지 Aug 28. 2024

전세 사기당할까 전전긍긍

나는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

나는 20살 성인이 되면 자연스레 '어른'이 되는 줄 알았다.

어느덧 20대 중반에 접어들 무렵, 나는 자취를 시작했다.

부모님이 골라주신 집, 전세대출, 부동산 등으로 계약을 마무리 지었다.

그저 나는 임차인으로 관련 서류에 사인만 하다 보니, 계약 관련한 사항들에 대해 무지했다.

계약 기간 2년을 채우지 못하고 이사를 하게 되어 새로운 임차인을 부동산을 통해 찾게 됐다.

전세 사기가 기승을 부릴 때는 관심도 없었는데 막상 계약 만료가 다가오니, 내 전세 보증금을 받지 못할까 봐 계속 걱정이 됐다.

전세 사기당한 유튜버들의 영상들을 보면서 대응 방법은 어떤 게 있는지 미리 파악해 뒀던 것 같다.

전세 보증보험에 가입한 상황이라 혹시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경우 어떤 방식으로 돌려받을 수 있는지 사이트를 들어가 봤다.

아, 계약 만료 후에 돈을 바로 주는 건 아니구나.

내가 참 세상 쉽게 봤다 싶었다.

일이랑 세상살이는 또 다르구나 싶었다.

새로운 세입자가 구해져서 계약 만료를 위한 절차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부모님께서 직접 부동산과 집주인과 연락해 보라고 하셔서 하나씩 해결해 나갔다.

먼저, 전세대출 반환은 어떻게 하는지 은행에 문의했다.

내가 받은 대출은 집주인이 돌려주는 특약이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내가 받은 대출인데 내가 집주인에게 보증금을 다 받고 앱 통해서 반환하면 안 되는 건가?

심지어, 내가 빌린 돈보다 더한 금액을 집주인이 은행에 돌려줘야 한다고 했다.

그 이유는 바로, '근질권'이 설정된 대출이었기 때문이었다.

어떤 의미인지 검색해 봐서 알 수 있었지만, 나는 빌린 돈을 제외한 나머지 돈을 그대로 받을 수 있는지 궁금했다.

내가 매달 이자를 갚는 날로부터 대출금을 반환하는 날까지의 이자를 계산해서 그걸 제하고 돌려준다고 했다.

나는 집주인이 돈을 보내자마자 바로 은행 지점에 연락해서 차액을 빠르게 돌려받을 수 있었다.

전세 사기를 당하지 않을까 너무 마음 졸이고 있었던 탓인지, 집주인이 정말 고맙게 느껴졌다.


다음은 장기수선충당금.

공과금 정산을 마무리하고 나가려는데, 관리사무소 직원분이 장기수선충당금을 지금까지 지불했던 명세 확인서를 뽑아서 주셨다.

"부동산에 가시는 거죠? 가서 돈 돌려받으세요."

공과금 고지서를 보다가 어렴풋이 봤던 것 같다.

이 나이 먹고 정확하게 모른다는 게 부끄러워 제대로 물어보지도 못했다.

다행히 부동산에서 사진을 찍어 집주인에게 대신 말해주었다.

집주인 대신 내는 돈인데 그것도 알지 못하고 있었다니...!


복비는 부동산에 바로 금액을 물어봤다.

집주인분과 상의해서 어떻게 낼지 협의해 보라고 말씀하셨다.

돈 관련해서 협의가 되는건가...?

비율이 딱 정해져 있지는 않은지 궁금하기도 했다.

부동산에 가서 직접 이야기 하려고 했는데 엄마가 유선 상으로 협의를 확실하게 끝냈다.

딱 반반씩 내기로.

어른은 협상 기술이 조금씩 내포되어 있나.

결론적으로는 좋은 공인중개사분과 집주인분을 만난 덕분에 잘 마무리 된 것 같아서 기분이 내심 좋았다.

직장에서 호구되지 않기 위해 노무사 공부를 시작했던 것처럼,

부동산 계약 관련해서 호구되지 않기 위해 따로 책을 구매했다.



최소한의 지식인데 몰랐던 내용투성이었다.

여전히 이해가 안 가는 부분도 있지만, 실생활에 적용하며 자주 들여다볼 것 같다.

이렇게 세상살이 하나 또 배워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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