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설임에서 리듬이 되기까지
브런치 작가 등록을 누르기 전, 꽤 망설였다. 남의 시선을 유난히 의식하는 나는 일단 심사만으로 시작했는데 벌써 1년 6개월이 흘렀다.
나는 글과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외국에서 대학까지 나와 국어·문학 수업을 제대로 받아본 적도 없었고, 책도 많이 읽지 않았다. ‘오래 쓰겠다’는 큰 결심도 없었다. 다만 마음속에 담아둔 이야기를 꺼내보자고 시작했다. 일상에서 속마음을 잘 꺼내지 못하는 편이라서, 브런치에 쓴 문장이 오히려 더 솔직했다.
브런치 작가로 등록되던 날, ‘이런 나도 작가로 인정받는구나’라는 감각이 참 좋았다. 처음엔 내 글을 읽는 이가 거의 없었다. 그래서 구독자가 한 명 늘 때마다 이름도 모르는 그 사람에게 조용히 고마워했다. 연예인이 팬들의 사랑으로 오래 활동한다는 말이 그제야 이해됐다. 나 역시 낯선 응원에 기대 조금씩 멀리 왔다.
올해는 브런치스토리 관련 목표를 하나 정해 두었다. 직업 인터뷰를 주제로 브런치북을 완성해 보자. 보통 10화로 마무리하던 브런치북은 결국 30화가 되었고, 거의 1년 내내 비슷하던 구독자 수는 두 배로 늘었다. 나를 알리려고 시작한 소셜미디어는 브런치스토리에 직업인터뷰를 연재하고 난 뒤에 팔로워도 함께 두 배가 됐다. 숫자가 전부는 아니지만, 누군가 내 이야기를 ‘계속 듣겠다’고 손들어 준 증거 같아 매주 꾸준히 다음 글을 쓰게 했다.
돌아보면 시작은 단순했다. 브런치 작가 등록만 해 보자, 하고 싶은 이야기만 원없이 써 보자, 크리에이터 작가 등록까지 가 보자, 브런치북 완결까지만 해 보자. 작은 목표들이 하나씩 체크될 때마다 뿌듯했다. 그렇게 어느새 발행한 글이 70여 개가 됐다.
좋아요 하나, 구독자 한 명, 예약 발행 한 번이 모여 리듬이 된다. 그 리듬이 삶을 정리하고, 낯선 누군가와 나를 이어준다. 내가 꾸준히 계속 글을 쓸 수 있는 이 리듬을 만들 수 있었던 것도 브런치 덕분이다. 브런치와 함께 앞으로도,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 목표를 향해 쓰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