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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그리는 목요일
240711

01_어성초

by 고라니

어성초 (魚 물고기 어 腥 비릴 성 草풀초)

내가 지은 꽃말 : 어서어서 사랑


어성초는 물고기 비린내가 나는 풀이라는 뜻 이래.

잎을 부비면 '우웩.' 고약한 냄새가 나.

새로운 걸 알게 되면 엄마한테 제일 먼저 말하고 싶어 잎이 근질거려.

엄마, 오늘 어성초를 그렸어.

잎이랑 잎맥이 하트 모양이야.

잎맥을 하나하나 그리다 보니, 물고기 비늘 같아.

그리면서 사랑에 대해 생각해.

엄마를 무척 사랑하고 싶은데... 내 마음은 텅 빈 종이 같거든.

어성초를 도화지에 자꾸 그리다보면 내게도 사랑이 채워질까.


집에 돌아와 엄마에게 내가 그린 어성초를 보여주니,

"어성초네." 바로 알아봤어.

난 100점 맞은 아이처럼 기뻤어.

순애. 순할 순, 사랑 애

엄마 이름에도 사랑이 들어 있어. 순한 사랑.

엄마 사랑은 너무 순한 맛이라 그동안 잘 느껴지지 않았나 봐.

이제는 느껴.

엄마의 사랑을 받아 내 사랑도 싹 틔울게.

순애풀이 있다면 당연히 하트 모양일 거야.

잎을 부비면 아련한 그리운 냄새가 날 거 같아.

엄마 냄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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