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앱 리뷰를 가장한 2021년 리뷰
2020년 전 세계를 덮친 팬데믹으로 뜻하지 않게 재택근무가 확대되었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에도 회사는 주 2회 재택근무를 하고 있었는데, 코로나는 전면 재택근무로 바꾸어 놓았다.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재택을 권장하고 있는 회사 덕분에 2021년 올 한 해 동안 출근한 날은 손으로 꼽을 정도다. 사무실을 이전하고 출퇴근 거리가 많이 멀어졌지만 전면 재택근무로 출퇴근의 어려움은 느끼기 힘들었다.
다만 출퇴근이 없는 전면 재택근무는 일상의 루틴을 너무 크게 바꿔놓았다. 1년이면 끝날까 했던 팬데믹 상황이 길어지면서 2021년엔 어느 정도 나만의 루틴을 만들었다고 생각했다. 출근하지 않는 나와 원격 수업하는 아이가 함께 집에 머무르는 날엔 어렵게 이어오던 루틴도 유지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도 충분한 수면 시간 확보, 하루 10,000보 이상 걷기, 매일매일 업무 노트와 일기 작성하기 등 몇 가지 루틴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나의 루틴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준 모바일 앱 몇 가지를 소개할까 한다.
습관을 체크하는 여러 가지 앱이 있는데, 굳이 이 녀석을 이용하는 건 그냥 디자인이 귀여워서다. 루틴으로 하는 습관들을 지정해두고 하나씩 체크하면 귀여운 곰돌이가 조금씩 얼굴을 내밀면서 '빼꼼!' 하는 것 같은 음향 효과를 낸다. 이 귀여운 곰돌이를 매일 만나기 위해서 하나씩 하나씩 루틴을 체크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냈다. 2022년이 되면 기존 데이터를 삭제하고 2022년 루틴으로 다시 하루하루를 체크할 예정이다.
출퇴근도 없이 재택근무를 하니까 운동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아침마다 걷기를 통해 기본 운동량을 확보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걷기만으로 체중 조절까지는 어려웠던 것 같다. 더 늘지 않는데 만족하고 있다가 만난 것이 줄넘기 앱 YaoYao이다.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버전은 스마트폰을 주머니에 넣거나 암밴드로 팔에 묶어서 이용해야 하는데, 애플 워치를 쓸 수 있는 유료 버전에선 애플 워치로 줄넘기 카운터가 가능하다. 이 앱으로 200개, 500개, 1000개까지 하루 줄넘기 목표량을 조금씩 늘려가면서 체중을 5kg까지 줄일 수 있었다. 무릎에 무리가 가는 것 같아 양발 모아 뛰기는 자제하고, 양발 번갈아 뛰기로 1,000를 채워가고 있다.
나라마다 한 주의 시작 요일은 조금씩 차이가 난다. 미국, 일본, 캐나다는 한 주의 시작 요일을 일요일로 간주한다고 한다. 우리나라 표준은 한 주의 시작은 월요일이다. 월화수목금토일 순서가 맞다. 그런데 왜? 우리나라에서 이용하는 탁상 달력과 기본 모바일 앱은 일요일이 가장 앞에 나와서 일월화수목금토 순서로 되어 있는 걸까? 난 일요일부터 시작하는 캘린더가 너무 불편해서 업무용으로 월요일부터 시작하는 캘린더를 별도로 출력해서 이용하고 있다. 모바일 앱에서도 월요일부터 시작하는 옵션이 필수라고 생각한다. Calendar5는 월요일 시작 옵션부터 다양한 구글 캘린더(개인용, 업무용, 업무 공유용 캘린더 등)의 일정을 한눈에 보기 편하고, 아이폰 위젯까지 깔끔하게 지원하고 있다. 아! 구글 Tasks에 등록된 Tasks까지도 연동해서 지원해주니까 일정 관리의 끝판왕 같은 앱이다.
재택근무하는 동안 대부분 노트북의 모니터를 보고 있기 때문에 스마트폰에서 시간을 확인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래도 메인 화면에 깔끔하고 예쁜 시계 하나 넣어볼까 하고 선택한 앱이 MD Clock이다. 인앱 결제를 해야 대부분의 예쁜 시계 옵션을 제대로 쓸 수 있어 조금 고민을 했지만, 이 녀석 맥북 버전도 지원하는 충실한 앱이라 결제해서 유료 버전으로 이용 중인 앱이다. 시계와 캘린더를 함께 노출하는 옵션이나 귀여운 8bit 아이콘과 함께 큼지막하게 시계를 보여주는 옵션을 선호한다.
에버노트가 인기를 끌 때도 크게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Notion이 붐이 일었을 때도 그랬다. 그런데 최근 몇 가지 기능 업데이트가 내 관심을 확 끌어당겼다. 첫째 학교 인증 메일 주소로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용자에겐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는 Personal 요금제를 무료로 지원하는 'Notion for Education' 요금제가 출시되었다. 대학 졸업한 지 매우 오래되었지만 아직도 학교에서 제공한 메일 주소를 유지하길 잘했던 것 같다. 덕분에 Notion의 모든 기능을 제한 없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두 번째는 사용자가 많다 보니 이용하는 방법에 대한 다양한 방법들도 공유되는데, Notion을 홈페이지처럼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거다. 이 방법들은 Cloudflare 서비스를 이용해서 개인 도메인 주소를 Notion 공개 페이지에 적용하는 방법, 해당 페이지에 Google Analytics와 Naver 웹마스터 도구를 적용해 사용자 방문이나 네이버에 사이트 등록하는 방법들이 소개되었다. 자세한 내용은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이 방법으로 몇 개 사이트를 Notion만으로 제작했다. 초기 세팅만 제대로 한다면, 자신만의 홈페이지, Wiki, Blog를 운영하기 위해서 html 지식이나 서버 운영비 따위는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이렇게 5가지 앱을 추천하고 보니, 순위에 밀려서 아쉬운 앱들도 몇몇 보인다. 하지만 분야별로 자세한 앱 추천은 다음으로 미루고 모바일 앱 리뷰를 핑계로 한 2021년 리뷰는 이만 마무리해야겠다. 사실 '2021년 리뷰'를 주제로 고민하면서 한 달을 쓰지 못한 이 글을 '모바일 앱 리뷰'로 포장해서 그믐날 저녁에야 완성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