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게
얼마 전 제 생일이기도 하고 연말이기도 하니
또다시 선물 문제에 봉착했었어요.
그간에는 저도 제 삶이 너무 추워질까 봐
선물 받기 싫다거니 그런 말 하기가
무서웠어요. ^^;;;
물론 이미 가족들과는 오래전부터 편지나 그림
그 밖의 퍼포먼스로 축하 선물을 받아왔지만
그 밖의 분들에게는 함부로 그런 말을 하기가
어려웠어요.
그런데. 제가 이제 오십 살이 되지 않았겠습니까.
그러니까 이제 '알게 뭐야'의 심정으로
이렇게 간이 커졌습니다. ^^;;;
저에게 선물을 해도 되는 분들을 특정하자면
1. 비즈니스 관계(제가 상관할 일이 아니니까요)
2. 저보다 어른(어쩔 수 없으니까요)
저도 선물하고 싶은 마음이 뭔지 알고
선물하는 것도 좋아하니까
그냥 조용히 선물을 주고받는 생활을 할까도 했어요.
하지만 이즈음엔 더욱 물건 선물은
받지 않겠다는 마음이 진심이라는 것을
말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고 느꼈어요.
이렇게 말하는 게 오해 사기 쉽고 결례가 되고
저의 이기심인 것도 알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제가 저 좋자고 드린 별 거 없는 선물들을
생각하면 정말 죄송스럽고 부끄럽기도 하고요. ^^;
그럼에도 저는 계속 선물을 받게 되겠죠.
그리고 선물을 하고요.
그렇지만 두 번 세 번 줄여가고 싶어요.
모든 게 너무 풍족해요...
택배가 올 때마다 기뻐하시는 이장님을 생각해서
오래 참았는데. 이제 숙제를 마친 것 같아
마음이 홀가분해요.
그리고... 저와 같지 않다고 생각해
제가 이것저것을 보냈을 때
거절하신다거나
반송하셔도 감사히 생각할게요.
눈이 와서 기뻤습니다.
겨울이 주는 눈 선물.
사람과 더불어 추위를 타는 모든 것들이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2021 12 19
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