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2 06 금 오늘 나는 나의 미래를 죽음 너머로 확장했어
미래에게
안녕, 나의 미래!
잘 잤니? 아침엔 몇 시에 일어났니?
어째서 오늘일까?
너는 오늘이 너의 기점이 될 거라고 생각하니?
그래, 나는 오늘이 너의 기점이 되길 바라.
오늘 너는 문득.
이 삶의 끝. 그 끝을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기로 했으니까.
물론 죽음이라는 데드라인, 마감을 너는 늘 잊지는 않을 거야.
네가 밥벌이를 시작한 후로 너는 늘 마감과 함께 살아왔으니까.
넌 지금 몇 살이지?
오십 둘? 오십 셋?
내년이면 오십 넷? 이 되는 걸까?
셋과 넷도 많이 다르지?
그래, 너는 오십부터 마흔아홉을 두 번 살고 오십 살을 두 번 살고
오십 하나도 두 번을 살았지.
지금은 오십 둘, 오십 셋을 한꺼번에 살고 있고. (웃음)
넌 산수에 허술하니까.
넌 언제나 끝이 두려웠지.
열아홉이 끝나는 것은 괜찮았지만
이후의 너 자신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대학을 갔지.
4년이라는 시간은 너에게 그다음 장을 주었지만
넌 거기에서 겨우 1년이라는 시간을 채웠어.
그리고 프리랜서가 되었고
다음 여정을 밟았지.
비행기를 탔고 거기서 울루루를 보았고
그리고 돌아왔어.
그다음은 여기까지야.
넌 알지 못했어.
이십 대도 삼십 대도
사십 대를 시작하던 그때도
지금을 전혀 예측하지 못했지.
오십이 되다니!!
여기야 말로 네가 처음으로 느낀 '나이'라는 허들이야.
넌 아이에서 어느 날 갑자기 성장해 버렸고
그리고 거기서 멈춘 듯 보였어.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넌 언제나 그대로였지.
네가 네게 원한 것은
어른이 되지 않는 너였을지 모르겠다.
그러다 너는 이제 오십이 넘어버렸어.
'되어버리다'
넌 이제 어떻게 할래?
그렇게 막막해하면서 살아왔던 너.
미래가 너무 많아서 막막해하던 너.
이제 남은 미래가 얼마 남지 않아 조급해진 너.
그런데 오늘, 너는.
너의 미래를 확장했어.
죽음 너머로.
그래, 무엇이라도 너의 마음 조금 편안해질 수 있다면
나는 그것도 좋아.
네가 너의 미래를 현재를 과거를 사랑하려 궁리한 끝에 다다른 열쇠라면
나는 그것도 반가워.
부디 오늘이 오늘의 네 생각이 너의 소중한 열쇠가 되어주길.
그럼, 다음 편지에서 보자꾸나.
2024 12 06 금
너의 지현으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