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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레임덕은 장애 비하 표현 아닌가요?

국립국어원 누리집에 게재된 원장 인사말에는 유독 ‘세계’라는 표현이 많다

by 페이퍼컴퍼니







레임덕_장애비하_국립국어원_원장_인사말_소강춘.jpg 국립국어원 인사말




국립국어원 누리집에 게재된 원장의 인사말(링크)에는 유독 ‘세계’라는 표현이 많다.


"세계로 힘차게 뻗어나가는"
"전 세계에서"
"세계 각지에서"
"세계 최고인 우리나라의 정보 기술력은"
"세계의 주요 언어로서 그 위상이 날로 높아지고"
"세계인의 언어로서 그 위상을 더욱 높이고"


길지 않은 원장의 인사말은 한국어의 세계화를 꽤 비중 있게 다룬다. 세계라는 표현이 여섯 번 등장하는 동안 기관의 “설립목적”과 “사업 내용”에서 수차례 언급된 ‘차별’, ‘복지’, ‘공공언어’, ‘관행’, ‘실태’, ‘소외’는 단 한 차례도 언급되지 않았다. ‘장애’가 한 차례 언급되었으나 “장애, 가난, 이민 등의 이유로 한국어를 마음껏 누리지 못하는 이들에게 먼저 다가가겠습니다.”라고 언급되었을 뿐이다. 인사말 몇 줄로 국립국어원이 “차별적 언어문화 관행 해소”, “언어 소외 계층을 위한 언어 복지 강화”, “국민의 언어생활과 직결된 공공 언어 지원 체계 구축”에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고 속단할 수 없다. 그러나 이와 같은 일들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짐작하고 의심해 볼 수 있지 않을까.



교육의 기능을 갖는 사전은 언어를 공유하는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 영역은 개인의 언어생활일 수도, 사고방식일 수도 있고 대중매체일 수도, 한 사회의 문화일 수도 있다. 그 모든 영역은 밀접하게 연결되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그렇기에 사전이 비하 용어를 사용한다면, 그것이 표준이고 독점적이라면 문제는 가볍지 않을 것이다.










브런치에 연재되는 <레임덕은 장애 비하 표현 아닌가요?>는 페이퍼컴퍼니가 발행하는 더킷(duckit) 2호에서 발췌했습니다. 서점에서 판매 중인 더킷(duckit) 2호(링크)에서 전문을 먼저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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