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처형일이 다가온다
코로나 전과 후 달라진 세상, 그리고 강연회
앞으로 48시간 뒤에 나는 댕강! 목이 잘려나갈지도 모른다.
6월 말쯤이었던가.
판매 추이가 떨어지기 시작한 책을 어떻게 끌어올릴지 고민하다 오프라인 행사가 가능해진 시점이니 강연회를 해보자 했다. 타 출판사도 하나둘 행사를 하고 있었고 반응도 나쁘지 않다고 해서 그래? 행사라면 내가 전문이지 하는 자부심으로, 그것도 주 1회 세 분의 저자를 모시는 릴레이 강연회를 기획했다.
2019년 말, 코로나 전이긴 했지만 지금 이 책보다 덜 나가던 책의 강연회를 각각 350명, 750명 대상으로 했던 나였기에 가능한 큰 장소를 알아보고 빛의 속도로 예약을 한 것이다. (아, 생각해보니 대관 확정을 3일 동안이나 안 해준 ㅇㅇㅇㅇㅇ 때문에 홍보일수가 줄어든 것부터 꼬이기 시작했는지도)
미쳤지 내가. 돌았다 내가.
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그때의 나에게 말해주고 싶다. 아무리 1급 저자여도 너는 20명도 못 모을 거야. 이제 사람들은 영상만으로도 충분히 저자를 만날 수 있다는 걸 알아버렸어. 뭐 하러 힘들게 어딜 가니? 그리고 코로나도 다시 심해질 거야. 너는 모객을 못해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게 될 거야.
행사 2일 전인 오늘 아침 35명 접수를 확인했다. 손이 큰 나는 350석 행사장을 빌렸고, 다음주와 다다음주 저자분들은 아직 접수가 한자릿수란다. 그 와중에 본인 강연회를 본인 채널에도 홍보하기 어려워하시는 건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 민망하신 걸까? 그런데 저는 지금 바싹 말라가요, 선생님!
오랜만에 브런치에 와서 쓴다는 글이 모객 걱정이라니. 그런데 어디에도 쓰지 않으면 속이 너무 시끄럽고 정리가 되지 않아서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