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해요

by 이봄

잔설이 녹고 논두렁 밭두렁에 봄볕 내리면

겅중거리던 아지랑이 때때로 졸았다.

졸졸 따라다니던 꼬맹이 까무룩 졸면

가르릉 가르릉 소리도 고와 봄이려니....


꽃다지 두엇에 오랑캐꽃 하나 키재기에

종종거리면 봄날은 노루꼬리 짧기만 했다.

도토리나 밤톨이나 고놈이 고놈

댓돌을 기어오르는 고양이 한 마리 코를 박고 졸았다.

"가르릉 가르릉...."


봄이려니 꿈이려니 배를 깔고서

까무룩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봄이려니.

몇 뼘 고양이의 방바닥 따뜻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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