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는
현재에 기록한 나의 과거다
지나서 메모장을 펼치면
그 속에 쓰여진 모든 것들은 과거다
현재에 기반한
선택과 판단을 내려야 함에도
과거의 메모를 보고
선택과 판단을 내리면서
문제가 발생한다
일기장과 메모는
쓰고 덮어야지
쓰고 다시 들춰선 안 된다
그러는 순간
혼란이 온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가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나서 말이다
오직 오늘의 나만이
나다
과거의 나는
더이상 내가 아니다
과거의 나를
나였다고 하지 말라
그건 그때의 나였지
지금의 나는 아니니까
메모하느라
고개를 숙이지 말라
메모하느라
메모장에 눈을 두지 말라
메모하느라
지금 눈앞에 펼쳐진 세상을 간과하지 말라
메모하느라
현실을 놓치지 말라
메모하느라
인생을 낭비하지 말라
메모하느라
내가 누군지 잊지 말라
정 하고 싶다면
하고 덮는다
그것이 메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