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정말 사람들은 지갑을 열지 않을까?

왜 식당의 손님이 줄었을까

by 저스틴


뉴스, 신문에서는 연일 '경기 악화로 인한 소비 위축', '소비자들의 지갑문이 닫히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예전만큼 손님이 없다며 곡소리를 하고, 기업들은 규제 완화를 통해 소비시장을 더욱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얼핏 그럴듯한 주장처럼 보이지만, 이는 사실이기도 하고 또 사실이 아니기도 하다.


식당 또는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가게의 손님이 줄었다면, 우선 그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정말 경기가 안 좋아져서 손님들이 외식을 하지 않는 것일까? 그렇다면 해당 식당과 유사한 환경에 있는 타 경쟁 레스토랑도 함께 어려워져야 한다는 증거가 명백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가 잘 알다시피 아무리 경기가 어려워져도 잘 되는 식당은 손님이 줄을 선다. 만약 우리 식당은 안 되는데, 건너편 유사업종 식당에 손님이 많다면 '경기 악화'라는 요소는 식당 불황과 직접적 관련성이 적다고 할 것이다.


식당이 안 되는 또다른 요인은 HMR 또는 집밥 음식의 일상화 때문일 수도 있다. 가격 상승, 신뢰도 저하 등 여러 요인에 의해 집에서 직접 요리를 해 먹고자 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바깥에서 돈 내고 사 먹는 음식에 대한 소비가 감소할 수 있다. 따라서 바깥 음식 소비에 대한 지출이 가정식 관련 구매로 전이되면서, 마트 장보기, 온라인 신선식품 구매 등의 지출 확대로 이어지는 것이다. 결국 지갑을 닫는 것이 아니라, 지갑을 쓰는 대상이 다른 곳으로 옮겨갔다고 볼 수 있다. 식당 대표 또는 점주는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모바일 배달중개업체와의 제휴나 온오프라인 광고 확대를 통해 음식을 손님 집으로 쉽게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신설할 수 있다. 또는 기존의 음식 메뉴를 집밥과 유사한 형태로 개발, 변경하여, 건강과 신뢰를 중시하는 집밥 같은 외식 브랜드로서 변화를 모색할 수 있다.


그 외에도 편의점에서 파는 도시락보다 가격이 지나치게 높을 경우, 소비자 입장에서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도시락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그로 인해 내 식당 근처에 구색을 잘 갖춘 편의점이 위치해 있다면, 내 손님이 그곳으로 빠져나가고 있을 가능성도 염두해야 한다. 그리고 가격 요소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손님들을 위해, 저가격대로 식사를 제공할 수 있는 가능성과 의지가 있는지의 여부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사람들, 손님들은 지갑을 연다. 문제는 지갑을 여는 목적, 대상이 더 다양해졌을 뿐이다. 지갑을 열 이유가 명확하면, 반드시 사람들은 지갑을 열게 돼 있다. 물론 경기 위축으로 인해 지갑을 닫는 손님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그로 인해 소득 대비 저축의 비중을 확대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내 가게, 식당의 운명을 결정지을 만큼 막대한 비중을 지닌 요소도 아니라는 점이다. 외부적인 요소는 얼마든지 극복이 가능하며, 문제는 내 식당의 생사를 가를 critical factor, 진짜 이유가 뭔지를 아는 것이다. 외부적 요소에 핑계를 대기엔, 너무도 많은 요소가 성패를 가르고 있기 때문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