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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ecdote Sep 03. 2019

엄마가 사 오시는 치킨

아빠가 가장 좋아하던 음식








아빠는 꼭 밥을 먹고도 10시쯤 되면 구진 하지 않니 라며 야식을 시켜먹자고 엄마와 나를 졸랐다.


치킨 한 마리 피자 한 판 얼마 하지도 않지만 어떤 날은 시간이 너무 늦어 또 어떤 날은 외식을 자주 했다며 엄마는 잔소리하셨다.



야식을 즐겨먹지 않던 나는 사실 속으로 아빠는 어른이어도 애 같다 그렇게 먹고 싶을까? 라며 궁금해한 적도 있었다.





엄마는 부쩍 퇴근길 치킨을 사 오신다.

내가 아는 엄마는 사 먹는 걸 싫어하시고, 치킨 같은 인스턴트를 좋아하지 않으시는데 내가 철없을 적 마치 “어머니는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어”처럼 곧이곧대로 생각한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갑자기 자주 드시고 싶어 지셨나 하며 어머니가 사 오시는 치킨으로 저녁을 몇 번 때웠다.




어느 날 집에 왔는데 또 눈물이 난 날이 있었다. 엄마가 오시기 전에 조금만 울어야지 하고 엎드려서 울고 있었는데 2 시간이나 지나있었다.


현관 비밀번호 눌리는 소리에 대충 눈을 비비고 목소리를 가다듬고 마중을 나갔다.

엄마는 날 쓱 보더니 치킨 사 왔어 먹자 라고 하셨다.

웬 치킨이야 라며 식탁에 치킨을 두고 마주 보고 앉았다.



말없이 앉아 치킨을 한 두 조각 집어먹는데 2 시간 운 게 부족했던 건지 갑자기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이미 벌게진 내 눈 와 코맹맹 소리에 알고 계셨을 엄마는 잘 먹던 치킨을 쥐고 우앙 하고 우는 날 보며 왜 울어 울지 말고 치킨 먹어 라고 다독이셨다.


나는 그런 엄마에게 그러는 엄마는 왜 울어 라며 더 울었고 엄마는 네가 우니까 내가 울지 라며 우셨다.



다소 웃긴 광경인데 손에 치킨을 쥐고 눈물 콧물 흘리며 그렇게 엄마와 엉엉 울었다.




어디선가 취업을 한 어떤 사람이 유난히 힘들었던 날 가족이 있는 집으로 향하는 길 치킨을 사면서 아버지가 이런 심정으로 치킨을 사 오셨을까 하고 올린 글을 본 적이 있다.


내 생각에 엄마는 아빠가 그리울 때마다 치킨을 사 오시는 것 같다.

난 아직도 사실 야식이 싫지만 아빠가 그리워 엄마가 사 오시는 치킨을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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