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네 식구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necdote Sep 10. 2019

엄마의 반지

결혼반지





어떤 날 밤, 잠이 안 와 물을 마시러 거실에 나가니 티브이를 보시다 잠이 든 엄마가 계셨다.

엄마에게 가까이가 쥐고 계신 리모컨을 뺏어 들어 티브이를 끄려고 보니 손에 못 보던 반지가 있었다.


투박하고 촌스러운 반지.

어디서 봤더라.


다음 날, 아침을 먹으며 “엄마 반지 어디서 났어?” 하자 “아빠 꺼”라고 답하셨다.

“평소 액세서리 싫어하더니 웬 반지야?”라고 되물었다.


엄만 정말 액세서리라곤 시계 하나도 차지 않으시는데 저렇게 투박하고 촌스러운 반지라니.


“결혼할 때 엄마는 반지 못 받았는데 엄마는 아빠 반지 해줬어~ 어때 엄마한테도 어울리지?” 라며 반지 낀 손가락을 내보이시던 엄마.


어찌나 엄마 손에 안 맞는지 빠질 까 약지에나 끼는 결혼반지를 중지에 끼고 계셨다. 그도 그럴게 아빠 반지니까.


엄마는 주무실 때도 그 반지를 꼭 끼고 주무셨다. 엄마는 아빠가 보고 싶어서 그 투박하고도 헐렁한 반지를 끼고 계신 거 같았다.



그렇게라도 엄마가 아빠를 느끼고 간직할 수 있다면, 그 반지가 아빠를 엄마 곁에 머물게 해주는 거라면 정말 정말 좋겠다.

엄마에게 그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된다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