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모음
MANIAC
출연: 엠마 스톤, 조나 힐 등
구성: 미니시리즈(10부작)
현실과 판타지가 뒤죽박죽 섞인 묘한 매력의 시리즈다.
그래서 같은 넷플릭스 작품인 '리전'과 비슷한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그와는 또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그렇지만 현실과 환상이 섞인 작품답게 조금 주의해서 보지 않으면 스토리를 엉뚱하게 해석할 수도 있으니 참고했으면 좋겠다.
주인공 오언 역을 맡은 조나 힐의 연기가 인상적인데 어딘가 결핍되어 있으면서도 자신의 깊은 곳에 감정을 꾹 눌러 놓은 어눌한 연기가 좋았다. 그리고 역시 주인공 애니 역을 맡은 엠마 스톤의 연기도 상당히 인상적이다. 다만 내 관점에선 둘의 케미가 아주 훌륭하다고 까진 할 수 없을 것 같다.
MANIAC의 스토리는..... 상처 받은 정신과 마음에 관한 이야기인데, 마음은 강하지만 정신이 약한 오언과 정신은 강하지만 마음이 약한 애니가 서로를 알아가고 또 서로를 통해 공백을 조금씩 채워가는 과정.... 정도라 할 수 있겠다. 스토리도 흥미롭지만 작품의 전체적인 배경 자체가 인간의 정신 세계를 구현해 놓은듯 한 것도 흥미로운 설정이다. 어딘가는 굉장히 구식이고 어딘가는 굉장히 혁신적인, 그리고 어딘가는 이치에 딱 들어맞지만 어딘가는 논리라곤 찾아볼 수 없는 어색하고 이상한, 그런 세계를 MANIAC은 보여준다.
매니악을 재밌게 본 이유 중 하나는 내용이나 구성은 판타지스럽지만 인물들의 감정과 고민들은 매우 현실적이란 것이다. 이 부분이 비슷한 구성의 시리즈인 '리전'과의 차이점 중 하나인데 리전의 경우 히어로가 기반인지라 인물들의 고민이 보통의 사람과 그다지 맞닿아 있지 않았지만 매니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기괴한 상황에서도 현실적인 고민들을 한다.
그래서 이 시리즈를 좀 더 재밌게 봤는지도 모르겠다.
The Haunting of Hill House
감독: 마이클 플래너건
출연: 마키엘 후이스먼, 빅토리아 페드레티, 엘리자배스 리저, 케이트 시걸, 올리버 잭슨 등
구성: 미니시리즈(10부작)
하우스 호러 드라마.
셜리 잭슨이란 공포 소설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이 드라마는 넷플릭스에서 공개 당시 상당한 인기를 끌었던 작품이다. 초자연적 힘이 주는 공포를 매우 잘 표현한 드라마며 특히나 1화부터 조여주는 공포감이 상당하다. 나도 손에 땀을 꼭 쥐면서 상당히 무섭게 1화를 시청했다.
영상, 음악, 표정 같은 분위기만으로 공포감을 자아내는데 그 싸늘한 장면 장면을 보는것 만으로도 눈앞에서 유령이 튀어나올 것만 같았고 다 보고 나서는 '뭐 이리 오싹한 게 다 있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렇지만 이 드라마는 사실 호러가 아니다. 호러의 외투를 걸친 가족들의 fear와 love의 드라마다.
드라마 전체를 감싸고도는 오싹한 분위기는 언제라도 유령이 나올 듯하고 각자의 사정으로 우울한 사람들은 언제라도 피를 토하고 쓰러질 것만 같이 불안하지만 다보고 나면 뭔가 울컥하는 감정이 드는 그런 드라마다.
분명 호러이지만 사랑과 용서와 용기를 얘기하고 실패한 인생에게 그것은 실패가 아니라고 다독여주는 드라마다. 어떤 면에선 따뜻한 부모같이 안아주는 드라마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보면 스필버그 작품이란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재밌는 시리즈였던만큼 배우들의 연기도 모두 좋았는데 특히 크레인 부부와 더들리 부부의 연기가 참 좋았다. 배역 중 가장 안타까웠던 인물은 애비게일이었다.
스토리와 관련해 몇 가지 덧붙이자면 가족들은 저마다의 특징(능력)이 있다.
아빠는 모든 걸 지키고 고치려 하는 특징(능력)
엄마는 상황을 종합해 객관적 해답을 찾는 특징(능력)
첫째 딸은 결벽과 완벽의 특징(능력)
첫째 아들은 상황을 논리적으로 접근하고 이야기를 재구성해 소설적으로 풀어내는 특징(능력)
둘째 딸은 도적적이고 공격적이며 혼자를 즐기는 특징(능력)과 초자연적 재능(능력)
쌍둥이는 사건의 본질을 직관하는 특징(능력).(그렇기에 두려움과 연민, 공감이 많음)
힐 하우스는 오랜만에 본 호러 수작 드라마로 호러를 좋아한다면 꼭 추천하고 싶은 시리즈다.
Errementari
감독: 폴 우리키조 알리조
출연: 이차아르 이투뇨, 에넨코 사가르도어 등
러닝타임: 99분
'사탄이 두려워한 대장장이'란 제목이 주는 뭔가의 허술함에 스킵하려다 포스터가 주는 오버스러운 강렬함과 도대체 왜 무엇 때문에 사탄이 대장장이를 두려워했을까 하는 철없는 의구심으로 보게 된 영화.
영화를 보면서 어디선가 읽은듯한 이야기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아마도 러시아의 구전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해본다.
그럼 왜 사탄이 대장장이를 두려워하게 되었을까?
흠....영화를 보면 참 그럴만하다고 여겨진다. 대장장이가 무섭다기보다 사탄이 좀... 그렇다.
포스터 이미지의 사탄은 Devil man인데
극 중 사탄은 Damn it manㅇ 가깝지 않을까 한다.
꼭 시청해보라고 권하는 영화는 아니지만 사탄이 왜 대장장이를 두려워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너무도 강하게 든다면 시청해보는 것도 괜찮다.
하지만 때때로 의문은 의문인 채로 두는 게 좋은 선택일 수도 있다.
Creep
감독: 패트릭 브라이스
출연: 패트릭 브라이스, 마크 듀플라스
러닝타임: 80분
공포영화이긴 하지만 뭔가 무서운 공포라기 보단 기분 나쁜 공포영화다.
포스터의 손톱으로 긁은 듯 써갈긴 CREEP이란 글자만 봐도 소름끼치지 않는가?
크립의 공포는 징그러운 걸 보거나 몸 안에 알 수 없는 벌레가 들어와 깜짝 놀라며 느꼈던 그런 류의 공포다.
거짓말, 선의를 이용하는 방식, 분명 밝지만 어딘지 모르게 음침한 집과 배경.
어리석을 정도의 순수함, 굉장히 어긋나 있는 상황과 그걸 또 어긋나지 않게 만드는 어색한 부조리, 타부에 대한 게름칙한 이야기들....영화는 중요한 부분이 엇나가 있는 이런 방식의 공포를 내내 보여준다.
감독은 엇나가고 이상하고 비현실적이며 현실적인 그런 불편한 것들을 영화 전반에 채워놓으려 엄청난 노력을 했다. 손톱으로 칠판을 긁는 그런것 말이다.
그것도 한 번에 주욱 긁는 게 아니라 조금씩 조금씩 알게 모르게 조금씩 긁는 방식으로.
촬영 방식조차 기분 나빴다. 1인칭 시점의 원헬드 카메라로 촬영한 이 작품은 보는것 마저도 기분을 묘하게 불편하게 만든다. 정말 개인적으론 불친절한 영화라 생각한다.
특히 사건의 해결이라는 카타르시스가 없기에 더욱 불편하고 찝찝하다.
불편하고 찝찝하지만 그렇기에 잘 만든 영화.
하지만 다시 보고 싶지는 않은 영화.
혹시 이런 류의 공포를 좋아한다면 시청해보길 추천한다.
Ouija: Origin of Evil
감독: 마이클 플래너건
출연: 엘리자베스 리저, 애너리즈 바쏘, 룰루 윌슨 등
러닝타임: 99분
위자보드, 분신사바 같은 강령물 호러는 재밌게 본 적이 없어 관심이 없던 영화였는데 앞에 소개한 '힐 하우스의 유령'의 감독이 만들었다는 이유로 보게 된 영화.
우선은 힐 하우스의 멤버들이 출연했다는 점에서 좋았다.
힐 하우스의 유령이 클래식한 정장 느낌이라면 위자는 캐주얼하고 가벼운 느낌이다.
재미없다고 생각되진 않지만 내 스타일의 호러물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가볍게 즐길만한 공포물임은 확실하다.
가벼운 공포물이긴 하지만 공포물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이 보기에도 괜찮고 너무 공포스러운 걸 싫어하는 사람이 보기에도 괜찮은 공포물이란 생각이다.
만일 이 영화를 재밌게 봤다면, 이 감독의 다른 영화 '오큘러스'도 괜찮을 것 같다.
(오큘러스도 내 스타일은 아니었다...)
to be contin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