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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덕 Jun 20. 2021

영화/드라마 리뷰 모음 02

두 번째

리뷰 모음 2번째.....



1. 레이디 버드

레이디 버드(2018)

Lady Bird

감독: 그레타 거윅

출연: 시얼샤 로넌, 로리 멧칼프, 트레이시 레츠, 티모시 살라메 등

러닝타임: 94분



안녕! 내 이름은 레이디 버드야

시얼샤 로넌.

그녀가 출연한 모든 영화가 다 좋았던 건 아니었지만 '러블리 본즈'에서 그녀가 보여줬던 연기는 나를 완전히 빨아들였었기에 내게는 아주 강렬히 기억되는 배우다.

그런 의미로 시얼샤 로넌이 주연했다는 이유만으로 보게 된 영화.


한적한 시골 마을인(완전 시골은 아니지만) 세크라멘토에서 나고 자란 17세 소녀, 자칭 '레이디 버드'가 여러 사건을 거치며 성장하는 모습을 정말 자연스럽고도 담백하게 그린 영화이다.

과하게 감정적이지도 않고 과하게 역동적이지도 않지만 우리가 흔히 겪어본 일들을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비록 우리와는 다른 환경, 다른 문화에서의 시선으로 그려낸 영화지만 그럼에도 많은 부분을 공감할 수 있는 영화다.


장르가 코미디로 되어 있는데 코미디는 아니다.

단지 극이 무겁게 흘러가지 않게 중간중간 가벼운 요소들을 넣긴 했지만 코미디는 아니고 아주 평범한 십 대의 성장 드라마라고 할 수 있겠다.


좀 신기했던 건 그냥 아무 장면도 아니었는데 보는 중간 어디쯤에서 갑자기 울음이 터졌었었다.

'그래 그랬었지'하면서



2. 마마

마마(2013)


Mama

감독: 안드레스 무시에티

출연: 제시카 차스테인, 니콜라이 코스터 왈도, 메건 카펜티어 등

러닝타임: 100분


포스터를 보면 길예르모 델토로가 감독을 했다고 나오는데 공식적으론 안드레스 무시에티가 감독을 하고 길예르모와 공동으로 제작을 진행한 걸로 보인다.

영화 마마의 시작점은 안드레스 무시에티가 만든 3분가량의 단편 공포영화였다.

이 단편 영화는 한때 웹상에서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공포영화'라는 소문이 퍼졌고 유튜브 등을 통해 대중에게 많이 알려지게 되었다.

이 시기에 길예르모 델토르 감독도 이 단편 영화를 접하게 되면서 이 작품에 흥미를 가지게 되고 곧이어 안드레스 무시에티 감독과 함께 장편 영화로 제작을 하게 된다.

나 역시 이 영화를 보게 된 계기가 유튜브를 통해 소개된 단편영화 '마마'였으며 소문과 같이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영화'까지는 아녔더라도 신선한 오싹함과 공포에 끌려 이 영화를 보게 되었다.


단편과 장편은 그 분량에 있어 상당한 차이가 있고 스토리에 있어서도 비교가 되지 않지만 그럼에도 3분가량의 단편 영화에서 보여줬던 그 공포의 맥락은 장편에서도 그대로 이어간다.

그렇지만 길예르모 델토르가 같이 감독을 맡아서인지 단편에서 보여주었던 분위기와 공포는 그대로 살리면서도 그만의 판타지스러우며 잔혹동화 같은 감성이 곳곳에 배어있다.

그래서인지 영화를 보면서도 '판의 미로'가 계속 떠올랐다.

영화의 좋은 점은 단편에서 보여주고자 했던 공포의 분위기와 맥락을 장편에서도 잃지 않고 유지했으며 거기에 더해 길예르모 델토르 감독만의 판타지스러움을 잘 조화한 점이다.

물론 그런 판타지스러움이 어느 정도 원작의 공포감을 쇠퇴시켰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길예르모 감독만의 잔혹동화식의 연출은 어찌 보면 또 다른 공포감을 준다고 볼 수도 있다.


한 편의 잔혹동화


아래는 단편 공포영화 마마의 유튜브 링크이다.

https://youtu.be/fM9Z73EGTgU



3. 넷플릭스 '버려진 자들의 땅'

버려진 자들의 땅(2016)

The bad batch

감독: 애나 릴리 아미푸르

출연: 수키 워터하우스, 제이슨 모모아, 지오바니 리비시, 키아누 리브스 등

러닝타임: 118분


포스터에서 느껴지는 재미없는 삼류스러움에 보지 않으려 했지만 넷플릭스에 들어갈 때마다 신경 쓰이게 예고편이 자꾸 재생되어 보게 되었다.

내용은 디스토피아적 근미래를 보여주는 영화인데 제대로 이해하기는 어려운 영화였다.

보는 동안 그냥 감독만의 정신세계로 만든 재미없는 영화라고 생각했는데 중간에 그만두지 않고 끝까지 보게 만드는 뭔가는 또 있는 영화다.

메시지는 있는데 그게 뭔지는 당최 갈피를 잡을 수가 없다.


스토리가 산으로 가기도 하고 대사도 제한적이고 도대체가 제정신인 사람이 하나도 나오지 않는 영화다.

주인공이 환각제를 먹고 겪는 장면은 '아키라'를 살짝 연상시키기도 했다.

영화의 후반부에서는 뭔가 '내면의 갈등과 성장'을 얘기하는 느낌이 있었다.

어쩌면 사람의 황폐한 마음을 현실로 구현하려 했는지도 모르겠다.

마음이란 게 그렇지 않은가.

비논리적이고 엉뚱하고 잔인하고 아름다운 그런면들 말이다.

그렇다고 한다면 이 영화는 마음(혹은 생각), 그중에서도 방황하는 마음을 얘기하고 있다.


영화에 대한 사전 정보 없이 보게 된 영화라 이 영화가 '밤을 걷는 뱀파이어 소녀'를 감독한 애나 릴리 아미푸르인걸 후에 검색을 통해 알았다.

밤을 걷는 뱀파이어 소녀는 한 번 보려고 생각하고 있는 영화인데 아직도 보지는 못하고 있다.

아마 이 영화를 좀 더 이해하려면 감독의 '밤을 걷는 뱀파이어 소녀'를 봐야 하지 않나 싶다.


아 그리고 사전 정보 없이 본 영화라 몰랐는데 이 영화에는 유명한 배우들이 꽤 출연한다.

그중에서도 키아누 리브스.

극에서 키아누 리브스가 등장할 때 정말 저 사람이 키아누 리브스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영화를 보다 보니 어쩐지 키아누와 좀 닮은 듯해 보였는데 세상에나 진짜로 키아누 리브스였다.

정말 후덕하고 느끼하고 사이비 같은 키아누는 처음이었다.

예전 '기프트'란 영화에서 완벽한 시골 개망나니 역할을 했을 때도 적잖이 놀랐는데 이번에도 그랬다.

나 참... 저런 후덕 키아누라니....


영화를 한 번 더 보면 의미를 좀 더 파악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굳이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는 않다.

그렇다고 마냥 재미없는 영화는 아니다.

아니 재미없는 영화는 맞는데 그래도 매력 있는 영화임은 틀림없다.



4. 월요일이 사라졌다.

월요일이 사라졌다(2017)


What happened to Monday?

감독: 토미 위르콜라

출연: 누미 라파스, 윌리엄 데포, 글렌 클로즈, 마르완 켄자리 등

러닝타임:  123분


오직 누미 라파스가 출연했다는 이유만으로 보게 된 영화이다.

누미 라파스를 인상 깊게 본 건 프로메테우스에서였다.

프로메테우스의 초반에는 평범한 캐릭터로 나오지만 상황이 급변하는 중후반부터는 그녀의 비중이 점점 커지면서 성격과 역할도 완전히 변하게 된다.

중후반 이후 그녀가 보여준 끈질기고 악착같은 연기는 시고니 위버의 세대에 종말을 고하며 21세기의 새로운 에일리언 전사의 탄생을 알리는 신호가 된다(라고 혼자 생각했었다...)


얘기가 옆으로 샜지만 '월요일이 사라졌다'는 미래 사회의 통제에 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며 어찌 보면 뻔하지만 또 어떻게 보면 신선함을 보여주는 영화이다.

스토리가 예상을 번번이 살짝살짝 빗나가는 게 좋았고 극 중 이해하지 못했던 이야기와 감정들이 결말 부분에서 비로소 해결되는 것도 좋았다.

결말에 대해선 불만인 사람들도 있겠지만 어쨌든 찝찝함을 남겨놓지는 않는 영화다.

통제된 사회를 주제로 한 좋은 영화들도 많이 있지만 일곱 쌍둥이란 독특한 설정과 그들만의 작은 사회 역시 통제된 환경이라는 역설, 그리고 그 속의 개개인들의 개성과 사랑으로 이어가는 스토리도 좋았다.

아, 그리고 각기 개성이 뚜렷한 일곱 쌍둥이 중 어떤 성격의 쌍둥이가 가장 마지막에 남았는지도 생각해볼 만하다.


포스터의 이미지나 예고편과는 다르게 영화에는 꽤 잔인한 장면도 자주 나오니 참고하면 좋겠다.



5. 23 아이덴티티

23 아이덴티티(2017)

Split

감독: M. 나이트 샤말란

출연: 제임스 맥어보이, 안야 테일러 조이, 베티 버클리 등

러닝타임:  117분


샤말란의 히어로 3부작 중 두 번째 작품.

히어로 3부작은 2000년에 개봉한 언브레이커블과 23 아이덴티티(스플릿), 그리고 2019년에 개봉한 글래스를 말한다.

샤말란의 영화 중 이 3 작품은 서로 이어지는 스토리다.

근데 이 3부작을 기획한 게 언브레이커블을 찍기 전부터였는지 아니면 시간이 더 흐르고 나서 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도 그럴 것이 1부인 언브레이커블과 2부인 23 아이덴티티 사이의 시간이 너무 길기 때문이다.

마블 영화 시리즈 이후 시리즈 영화물에 '유니버스'라고 붙이는 게 일종의 관례가 된 것 같은데 아무튼 23 아이덴티티는 샤말란 유니버스 중 하나라고 보면 되겠다.


아무 생각 없이 극장에 갔다가 충격을 받고 돌아온 영화가 있는데 그게 바로 '식스센스'였다.

그 이후 샤말란 감독의 영화는 웬만해선 챙겨보았는데 23 아이덴티티는 보기 전까진 샤말란이 감독한지도 몰랐다.

이 영화를 보게 된 건 순전히 제임스 맥어보이와 안나 테일러 조이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 영화는 샤말란 감독의 전작들과 스타일도 달랐고 흐름 또한 달랐기에 영화의 결말 전까진 샤말란이 관여했을 거라는 생각조차를 못했었다.

하지만 결말 부분에서 언브레이커블과 연결되면서 '어 이게 뭐야?'하고 생각이 들며 '우와'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정말 '형이 왜 거기서 나와'가 육성으로 터졌다.)


반전쟁이 감독인 나이트 샤말란이 연이은 반전 실패로 칼을 갈고 돌아와 17년 만에 이어 붙인 게 이 23 아이덴티티인지 아니면, 초기부터 이런 설정을 계획하고 있었는지는 모른다.

아무튼 샤말란 감독의 영화들은 거의 챙겨보고 있었지만 23 아이덴티티만큼은 그가 감독한 영화라는 걸 모르고 보았기에 놀라움이 내게는 더 컸었다.

하지만 이런 사실을 알고 보더라도 영화의 재미가 크게 달라지진 않는다.

언브레이커블과 연결되는 건 일종의 샤말란 '팬'들에겐 의미가 있겠지만 그 외의 사람들에겐 큰 의미가 없을 것이다.

그리고 반전을 빼더라도 이 영화는 잘 만든 영화라고 생각하고 처음 보는 사람도 재밌게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영화는 재미있다.

샤말란 감독의 영화란 걸 알고 나니 비슷한 부분들도 군데군데 보인다.

앞서 얘기했듯 반전이라든지 중간중간 필름이 날아간 듯 장면이나 설명이 훅 날아가는 부분들이라던지 하는 것들 말이다.

사람들의 얘기처럼 제임스 맥어보이의 다중인격 연기가 대단하다고까진 느끼지 못했지만 스토리는 흥미진진하다.

어찌 보면 식스센스의 성공요인에 결정적 기여를 한 것 중 하나는 '캐스팅'이 아닐까 싶기도 한다.

그리고 23 아이덴티티도 캐스팅을 참 잘한 영화라는 생각이다.

제임스 맥어보이도 그렇지만 안나 테일러 조이라는 배우의 선택도 아주 탁월했다고 본다.


다른 얘기지만 식스센스에서 충격을 받은 건 반전 때문은 아니다.

물론 반전에서도 놀라긴 했지만 정작 놀랐던 건 공포씬들이었다.

특히나 한때 신들린 연기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던 할리 조웰 오스먼트가 보여줬던 그 연기들은....참 대단했다.

내가 공포나 호러영화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게 그 이후부터니 말이다.


여담으로 식스센스 이후 샤말란 감독의 영화들은 결말의 반전에 너무 신경을 쓰는 듯하다.

많은 영화들을 샤말란은 감독했지만 생각해보면 그의 영화들은 인물과 소재만 다를 뿐 플롯이 모두 비슷하다.

알 수 없는 사건들, 충격을 받는 사람들, 그리고 뭔지 모르지만 갑자기 고조되는 분위기, 그러다 마지막에 밝혀지는 반전.


반전을 생각지 않고 본다면 샤말란의 다른 영화들도 꽤 괜찮은 영화들인데 감독도 마케터도 관객들도 반전에만 너무 치우친 듯한 게 아쉽다.

반전보단 차라리 호러에 더 재능이 있는 감독이란 게 내 생각이다.



to be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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