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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 Nov 12. 2023

벼랑 끝에서

울퉁불퉁한 길을 걷다 멈춰 섰어. 더 이상 길이 없었고, 벼랑 끝에 서 있었어.

뒤에서 뜀 소리가 들렸어. 내가 걸어온 울퉁불퉁한, 보도 블록을 따라 달려왔어.

앞에 서 있던 나를 못 보고, 멈춰 서 있던 나를 못 보고.

그는 넘어졌고, 나도 넘어졌어.

그가 울기 시작해. 무엇을 잘했다고 울어?

내가 울면 엄마가 말하던, 우는 까닭을 생각했어.

그래서 나도 울기 시작했어, 목 놓아 울었어.

내 울음소리가 그 보다, 더욱 서럽고. 웅장했어.

그 터널은 고요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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