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시 꽃, 꿀맛에 눈 뜬 아이들에게 배운 것
아이들과 함께 5월 숲에서 두어 시간 놀았다.
곤충을 보고는 호기심과 두려움이 교차했지만, 꽃은 모두 좋아한다.
특히 아까시 꽃 따는 건 모두 신나 했다.
꽃 속에 눈꼽만큼 든 '꿀맛'을 본 때문이다.
꽃을 통째 씹어보고는 단맛을 모르겠다던 아이에게 꿀이 어딨는지 알려줬다.
아랫부분 작은 꽃받침을 잘 떼내고 그곳을 살짝 씹어보게 하니, 정말 달다고 신기해한다.
달콤함에 눈뜨는 순간이라고나 할까.
이제 아이들에게 물어본다.
꿀은 어디에 들었을까?
<여기 아래예요>
왜 그런 줄 알아?
소중하기 때문에 쉽게 내어줄 수 없기 때문이지.
벌이 와서 쉽게 가져가게 하고 싶지 않거든.
벌을 유인해 술의 꽃가루를 암술에 묻히기 위해 꿀을 만들어냈다는 이야기는 꺼내지 않았다.
그 정도는 말 안 해도 모두 다 잘 알고 있으니까.
다시 물어본다.
소중한 것은 어디에 있다고?
<마음 속에요~>
마음속 어디에?
<저기 아래예요!>
그렇지 깊은 곳에 있지.
하지만 순간 내게 소중한 것은
아이들이 맑은 눈빛과 목소리에 다 들어있었다.
내 마음속 어디엔가도 소중한 무엇들이 많았을 텐데,
그것들은 다 어디 갔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