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08/19/2023

친구 관계

by 눈보라콘

‘친구’라는 호칭에 인색했다.

미국인들은 그냥 다 친구라고 하던데, 우리는 직장 동료, 그냥 아는 사람, 아이 친구 엄마, 가까운 동생…등등, ‘친구’라 말하기보단 다른 설명을 덧붙여 말하는 게 더 익숙한 거 같다. 왜일까? ‘친구’라 하기엔 뭔가 아쉬워서? 설명이 부족한 거 같아서? 이유는 명확하지 않지만 나도 별반 다르진 않았다.

어제 갑자기 오랜 친구에게 연락이 왔다. 자주 빈번하게 연락하는 사이는 아니지만 뜬금없이 연락을 주고받고 가끔 만나 밥을 먹어도 어색함이 없는 친구다. 알고 지낸 지는 15년? 정도 된 듯하고, 나보다 한 살 어리지만 서로 말을 놓고, 이성 친구이고, 한국에서 직장 생활할 때 알게 되었고, 그 친구 역시 이민을 와서 가까운 동네에 산다. 이번 연락 역시 뜬금없었고 캘리포니아의 첫 태풍에 조심하라는 말과 다음 월요일에 별일 없으면 점심이나 같이 하자는 얘기를 나눴다. 지나치게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딱 적당한 거리. 이제 은퇴한 내가 그 친구에게 딱히 도움을 줄 것은 없을 듯한데, 여전히 우린 좋은 친구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에 반해 무척 가까웠으나 은퇴 후 소원해진 관계도 있다. 그에겐 ‘친구’라기 보단 가까운 동생이라고 소개하는 것이 편했던 것 같다. 뭔가 해주어야 하는 거 같았던 사이. 사회생활에서 물러나고 보니 인간관계 역시 다시 보이는 것들이 많다. 같은 환경에서 알게 된 인간관계도 ‘친구’라는 건 조금은 다른 관계라는 것도…

오랜만에 온 친구의 연락이 반갑고, 그 덕에 좀 서운한 관계도 떠오른 오늘이다. 친구랑 점심약속에 뭘 먹을까 벌써 기대가 된다.



오늘 할 일>

도서관 봉사

골프 연습장

듀오링고

뜨개질 (나트 오른쪽 팔 마무리)

책 읽기 30분 이상

글쓰기 30분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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