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리의 변신은 무죄 편.
쿠폰 요정 박 대리 얼굴이 요즘 환하다. 그냥 빛이 난다. 사무실에서 가장 젊고 이쁘고 사교성 좋은 김대리가 제일 먼저 알아챈다.
"박 대리님~ 요즘 무슨 좋은 일 있으세요? 얼굴이 뽀얘지고 환해졌어요. 화장도 별로 안 한 거 같은데 사랑에 빠지셨나~~"
김대리의 말에 모두들 박 대리 얼굴을 빤히 본다. 그러고 보니 박 대리가 이뻐졌다. 얼굴도 하얘진 거 같고 뭔가 모르게 깨끗하다. 임 과장도 떡볶이 마니아 하대리도 끄덕거린다.
"그러게 무슨 일이야~. 박 대리 얼굴이 왜 이리 환해? " 임 과장님이 한마디 거드신다.
수줍지만 기분 좋다는 듯이 웃던 박 대리는 놀라운 사실을 털어놓기 시작한다.
"사실 저 요즘 피부관리받아요. 친구 따라 갔다가 피부과 실장님이 할인해준다고 해서 10회 끊었어요. 피부관리는 한 번에 안되잖아요."
다들 엄청 놀랐다. 다른 누구도 아닌 쿠폰 요정이자 할인카드만 사용하는 박 대리 아닌가. 그런 박 대리가 피부에 돈을 쓴다고? 술이 아니고? 다들 눈이 동그래진다. 무슨 좋은 일이 있어서 이뻐진 걸로 생각했지 의학적 도움을 받았으리라곤 상상도 못 했다.
"진짜요? 박 대리님이 피부과를 끊으셨다고요? 10회에 얼마예요? 아니야, 어디 피부과예요? 피부 너무 좋아 뵈는데요. 저도 다녀야겠어요!" 김 대리다. 사무실에서 제일 이쁜 김대리지만 갑자기 피부 미인으로 변한 박 대리가 본능적으로 부러웠다. 사실 여자는 피부가 생명이라고들 하는데 현재 피부 상태는 김대리가 아닌 박 대리가 위너다.
"그러게~ 이거 시술을 몇 번이나 받은 거야? 몇 번 받았는데 이렇게 환해?" 떡볶이 마니아 하대리다.
"정말요? 딱 두 번 받았어요. 그런데 제가 보기에도 효과가 좋은 거 같아요." 사람들의 반응에 돈이 아깝지 않다는 생각을 하며 박 대리가 대답한다.
"박 대리 보면 전부다 시술하러 간다고 하겠어. 그 정도 돈 들이고 이 정도 피부 되면 여자들이 누가 돈을 아끼겠어? 효과가 유독 좋기도 하네. 그런 거 아까워하는 줄 알았더니만 피부에 돈 쓸 줄도 알고 박 대리 다시 봤어~" 임 과장님이 어깨를 다독이며 따뜻하게 말한다.
사실 박 대리는 피부과 시술을 하기 전에 많이 망설였다. 역시나 큰 이유는 비용이었다. 300만 원이라니... 그런 큰돈을 피부에 써도 될까 싶었다. 하지만 나날이 늘어나는 기미 때문에 고민이었는데 시술하는 친구 따라갔다가 결제까지 하게 되었다. 박 대리 피부의 문제점을 지적하던 피부과 실장님이 망설이는 박 대리를 보며 현금으로 계산하면 20만 원 할인해 주겠다고 했다. 쿠폰 요정이라는 별명을 가진 박 대리답게 할인이라는 말에 눈 딱 감고 결제했다.
2주에 한 번씩 시술받으러 갔는데 두 번째 다녀온 날 피부가 몰라보게 좋아진 걸 박 대리 스스로가 느낄 수 있었다. 자꾸 거울을 보게 되었고 어느 날은, '내가 이렇게 이뻤나?' 하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