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 낸 아빠와 일곱 살 딸이 쓴 호주 여행기
윤정아. 우리 브리즈번 처음 갔을 때 기억나?
사우스 뱅크 공원에서 강변길을 따라 브리즈번 뮤지엄에 갔었잖아.
바람이 불어 노란 아카시아 꽃잎이 눈송이처럼 쌓여 있었지. 선선한 봄바람이 불 때마다 잎은 '사르륵'거리고 꽃은 소리 없이 내렸던 그날. 기억해?
“아빠 나 노란 양탄자 위에 있는 것 같지?”
뒤에서 윤정이가 이렇게 말했잖아. 아빠 엄마는 순간 잘 못 들은 줄 알았어 ^^
윤정이의 표현력에 놀라서 말이야.
소복이 내려앉은 노란 꽃잎이 양탄자처럼 보였나 보다 그렇지?
정말 그 위에 서 있는 윤정이를 바라보다가 문득 아빠가 인생의 최고 황금기를 보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
우리가 나이가 들어 너희들에게 기대지 않고 우리 힘으로 살 수 있는 아빠 나이가 80 언저리라 하면 이제 딱 절반 살아온 것 같아.
육아를 위한 휴직이었지만 너희들과 함께 울고 웃는 지금 이 시간이
인생의 절반을 쉬지 않고 달려온 아빠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 같은 시간이었어.
너희들 씻기고 먹이고 놀아주고 재우는 일상은 매일 반복되지만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너희들은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르더라고. '가나다라' 정도의 간단한 단어와 이름만 쓸 줄 알던 윤정이도 몇 달 사이 글이 많이 늘었던데? 매운 건 입도 못 대던 네가 이제 깍두기도 먹고, 고추장도 살짝 시도하기 시작했잖아. 엄마 아니면 잠을 못 이루던 너희들이 이제는 아빠 하고도 잘 자더라.
짧은 시간 동안 어쩌면 모르고 지나쳤을 법한 너희들의 일상을 고스란히 선물로 받았단다.
황금기. 그래 아빠 인생의 황금기를 이렇게 보내고 있구나.
더 열렬히 즐기고 기억해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