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쓰려고 처음 마음먹고 나서 사실 조금 막막했다. 시간을 내서 틈틈이 쓴 소중한 원고인데, 혹시라도 출간을 못하면 어쩌나 하는 그런 마음 말이다. 책을 쓰는 것만으로도 힘들지만 직장을 다니면서 어렵게 쓴 글이 세상에 나오지 못하면 정말 우울할 것 같았다. 나처럼 회사를 다니면서 책을 쓰고 싶은 모든 예비 저자들이 그런 의구심을 가질만하다.
그렇다고 수많은 출판사들을 전부 조사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리고 그렇게 조사해 논 자료를 누가 떡하니 가져다 줄 수도 없는 노릇이다. 간혹 책쓰기 컨설팅을 하는 곳에서는 출판사 리스트 정보를 판매하고 있다는 말을 들어보기는 했다. 그렇지만 나는 내 힘으로 책을 쓰고 출판사도 내 손으로 찾고 싶었다. 그렇게 내가 지금까지 책을 내면서 출판사를 어떻게 찾았는지 그 과정을 공유해보려고 한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내 책과 비슷한 종류의 책을 출간한 출판사를 찾는 것이다. 출판사에 투고를 하고 나면 내 책의 원고를 담당해 줄 편집자가 배정이 된다. 그분이 내 책의 분야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를 하고 있고 편집을 해줄 능력이 있는 회사여야 출간 확률이 높아질 것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예를 들어, 인문학 책을 많이 내는 출판사에서 실용서 책을 투고하면 출간 확률은 그리 높지 않을게 뻔하다. 처음 직장 생활을 할 때 이력서를 낼 때랑 비슷하다. 지원하는 부서를 제대로 선택해야 합격하는 이치와 똑같다.
책을 찾는 방법은 쉽다. 먼저 인터넷 포털 검색이 기본이다. 아래 사진처럼 검색 섹션에서 책과 관련된 곳으로 접속한다. 그리고 그곳에 키워드나 제목을 쳐서 출간된 책들을 살펴본다. 만약 비슷한 주제의 책을 찾아 세부 정보를 확인하면 된다. 그곳에서 출판사 이름을 누르면 최근 출간된 도서 목록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게 출판사가 최근에 출간한 책을 보면서 내 책이 출간될만한 곳인지 살펴보면 된다. 출판사를 찾았다면 그 이름으로 검색하고 홈페이지나 블로그로 가면 투고를 받는 이메일이나 페이지를 찾을 수 있다.
내 책을 출간해 줄 곳을 인터넷만으로 찾는 것은 참 편리하지만 뭔가 부족함이 있다. 그럴 때는 책들의 전쟁이 펼쳐지고 있는 서점에 나가보면 좋다. 엄청나게 많은 새 책들이 즐비한 서점에 가보면 책을 쓰고자 하는 욕구도 올라가고 더 큰 동기부여가 되는 장점도 있다. 무엇보다 최근 책들의 트렌드나 유행하는 디자인이나 책 제목들을 볼 수 있어서 좋다. 서점에 가면 내가 쓰려는 책의 주제와 같은 코너에 가서 신간 들이 나와 있는 평대를 살펴보자.
그리고 마음에 드는 책을 골라서 책 앞쪽이나 뒤쪽에 있는 서지 정보를 열어보자. 서지 정보란 책에 대한 정보를 적어놓은 것을 말한다. 그곳을 살펴보면 책에 대한 정보와 출판사에 대한 정보도 함께 있다. 이곳에 아래 그림처럼 투고 이메일이나 홈페이지가 친절하게 잘 적혀있다. 그 정보를 메모하면 된다.
내 책을 출판해 줄 회사들을 열심히 찾았다면 이제는 그 정보들을 잘 정리할 차례다. 나 같은 경우는 엑셀을 이용해서 정리를 했다. 출판사 이름과 투고 이메일 주소 그리고 투고 현황란을 만들어서 내가 언제 투고를 했고 회신은 받았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파일로 만들었다. 슬프고 현실적인 일이지만 무명작가는 여러 출판사에 투고를 해서 도전을 해야 한다. 이미 좋은 콘텐츠를 가지고 있어서 먼저 제안을 받지 않은 이상 이런 사실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상처를 받을 준비를 해야 한다. 대부분 투고를 하고 나면 거절의 메일을 더 많이 받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출판사를 찾는 일이 먼저지만 결국 내 책이 잘 출간이 되려면 좋은 편집자를 만나는 일이 우선이다. 내 원고를 잘 이해해 주고 부족한 점이 무엇이고 강점은 또 어떤 것인지를 파악해서 출판이 되는 과정에서 잘 이끌어줄 그런 편집자 말이다. 만약 초보 작가라면 더욱 좋은 인연을 만나는 게 중요하다. 출판사가 크다고 해서 또 너무 작은 곳이라고 해서 그것에 연연하지 않아도 된다. 처음 책을 내는 과정에서 좋은 편집자를 만나면 글을 쓰고 책을 쓰는 것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운다. 그리고 한 층 성장해서 다음 책을 낼 수 있는 능력도 키워나갈 수 있다. 나는 처음 만난 편집자님 덕분에 그 분과 함께 2권의 책을 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