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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부동산 책을 내며 배운 것들

'드디어 내 이름으로 된 책이 나오는구나~!'


2015년 12월 겨울이었습니다. 제 책이 나왔습니다. 제 이름이 선명하게 적힌 책 말이다. 그때의 감동과 설렘을 아직도 잊을 수 없습니다. 처음 인쇄되어 나온 책을 출판사로부터 받아보고 이리저리 신기하게 쳐다봤습니다. 출간을 하면서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뿌듯함과 홀가분함이 공존했습니다. 그 뒤로 저는 몇 권의 부동산 책을 더 내면서 많은 일들을 경험했습니다. 배움도 많았습니다. 책을 내지 않았으면 그냥 평범하게 살았을 저였을 것입니다.


내 이름만으로 세일즈를 한다는 것


책을 내고 나면 홍보를 해야 했습니다. 제가 무슨 유명인도 아니고 평범한 회사원이 책을 내고 나면 알아주는 이는 없습니다. 그래서 팔아야 했습니다. 책에 들어간 노력이나 열정 따위는 사람들 안중에는 없습니다. 책을 내고 가장 크게 깨달았던 것은 세일즈라는 게 정말 쉬운 일이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회사가 아닌 내 이름 석 자를 걸고 팔아야 했습니다. 누군가에게 처음부터 설명해야 했습니다. 정말 바닥에서부터 시작하는 느낌이랄까? 지금껏 회사 이름을 등에 없고 살았던 저였습니다. 그깟 회사가 뭐 대단한 거라고 말할 수 있지만 홀로 영업을 해보면 금세 느끼게 됩니다. 회사가 준 후광이 얼마나 큰지 말입니다. 

그때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나 스스로의 브랜드를 만드는 게 중요함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블로그도 시작을 했습니다. 내가 어디 소속이 아니더라도 그냥 내 이름만으로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알리는 게 필요했습니다. 또, 세일즈를 하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당연한 사실도 몸소 체험하게 됩니다. 


처음 강의를 하겠다고 그것도 무료 강의를 열겠다고 부동산 대학교에 전화를 걸거나 이메일을 보냈을 때 수없이 거절을 당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도 어느 한곳이라도 있겠지라는 생각으로 연락을 이어가다 사이버 대학교의 지하 강의장을 빌렸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얼굴도 모르는 그 교수님의 호의가 지금까지 저에겐 큰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런 도움을 갚으려 무료 지식 나눔도 더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앉아있으면 변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홍보를 하면서 느꼈습니다. 뭐든 일단 부딪쳐 보자. 앉아서 생각만 하고 있으면 변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래서 강의를 하겠다고 먼저 연락을 하기도 했습니다. 돈을 받지 않는 강의라도 열심히 준비하고 경험을 쌓는다는 생각으로 일정이 되면 무조건 승낙하였습니다. 처음에는 미숙했지만 이내 곧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출판사에 이런저런 기획을 해서 출간 계획서도 보냈습니다. 물론 거절당하기 일쑤였습니다. 출간 가능성이 낮지만 제가 쓰고 싶은 글을 담은 기획서도 보내봤습니다. 대부분 회신은 없었지만 글의 한 꼭지를 읽고 마음에 드는 부분이 있던 출판사에서 회신이 오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쓴 책이 '부자의 계산법'입니다. 또, '나도 회사 다니는 동안 책 한 권 써볼까?'라는 소재가 흔하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던 책이지만, 직장인 책쓰기 책으로 초점을 맞춰 출간할 수 있었습니다.


머릿속에 많은 것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행동하지 않으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책을 쓰고 나서 조금 더 적극적으로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비슷합니다. 조금 쑥스러운 일도 있을 것이고 귀찮은 것도 있습니다. 그런 마음을 넘어 움직이면 뭔가 보입니다. 아직 저는 행동의 힘을 크게 깨닫지 못한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느낌이 어떤 것인지 조금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꾸준히 천천히의 힘


책을 내고 난지 벌써 만 3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꾸준히 천천히 책을 썼습니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내가 알리고 싶은 것들을 정리했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 블로그의 글 수는 1개였습니다. 그래도 이제는 어느 정도 글들이 쌓였습니다. 유명 블로거는 아니지만 필요에 의해서 찾아오시는 분들도 생겼습니다. 


부동산업계에서 제 책을 읽고 취업하는 데 도움이 됐다는 분들도 있습니다. 처음에 저를 아는 분은 거의 없었지만 이제는 조금씩 알아봐 주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책이 베스트셀러까지 되지는 않았지만 최근에 낸 책일수록 성과도 더 좋아졌습니다. 뭔가 하다 보면 쌓이는 게 있고 그 결과 다양한 일들이 생기는 것 같아 뿌듯합니다.


직장인은 뭔가 급격하게 변화를 줄 수 없습니다. 업무 시간 외에 한정된 시간에 드라마틱 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꾸준히 하다 보면 성과가 보이고 남들과 다른 지점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저도 이제서야 조금 달라진 것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나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 


책을 내고 나서 만나는 사람들도 많아졌습니다. 부동산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 사람들 말입니다. 출판사, 작가, 강연가, 사업가 등등 예전과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생겼습니다. 내가 조금 더 적극적으로 한다면 나의 대한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습니다.


강의를 하면서 누군가와 지식을 나누기도 하고, 새로운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과 이야기하면서 알지 못했던 사업과 그들의 인사이트를 배우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내 생각도 바뀌고 새로운 가능성에 도전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게 다양한데 그동안 너무 좁은 곳에만 있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 새로운 도전을 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뭔가 새로 하는 힘과 동기


책을 쓰고 나서 가장 좋았던 것은 새로운 에너지와 활력을 얻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책을 써야 한다는 목표를 잡고 출간이 되면 홍보를 하며 흥미로운 기획을 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 하지 않았던 뭔가 다른 것을 한다는 설렘이 책을 쓰면서 얻는 가장 큰 기쁨인 것 같습니다.


어떤 분들은 다음 책은 무엇이냐고 묻기도 합니다. 저는 그때마다 '부동산 자산관리'에 대한 교과서를 쓰고 싶다고 대답하곤 합니다. 사실 원래 제가 쓰려던 책이기도 했습니다만, 정작 지금까지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워낙 부동산 자산관리 분야가 광범위하고 계속 일을 하다 보니 부족한 점이 많아 아직까지 정리를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직 써야 할 책이 남아있습니다. 해야 될 일이 있다는 것 자체가 저에게는 큰 원동력과 힘이 됩니다.




회사를 다니며 책을 쓰는 일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보내는 분들도 있습니다. 회사 일은 제대로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런 의견도 있을 수 있습니다. 사실 그렇게 생각하면 그런 것입니다. 그래서 회사에서는 책에 대한 이야기를 거의 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칭찬보다 험담이 더 빨리 퍼지는데 그런 것들을 해명하는 일에 에너지를 낭비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제가 책을 쓰는 이유는 부족한 제 지식을 보완하고 다른 사람들과 지식을 공유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시간을 통제하고 생각을 정리하면 책을 쓸 수 있습니다. 책으로 출간하지 못하더라도 블로그나 카페 등에 글을 쓰면 됩니다. 자기계발에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아닐까 합니다.


취업을 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기고, 인생에는 여러 가지 이벤트가 계속 생깁니다. 그때마다 할 수 있는 일이 점점 줄어들고 내가 통제 가능한 일들이 적어집니다. 그래도 책쓰기와 글쓰기는 영향을 최대한 적게 받고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계속해서 학습한 것들을 정리하고 기회가 된다면 책으로 만들어 볼 생각입니다. 거창할 것도 없지만 이런 것들이 제가 책을 내면서 배운 것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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