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공인중개사 자격증, 따면 뭐 합니까?

공인중개사 앞으로의 전망

얼마 전 공인중개사 시험이 끝나고 합격자 발표가 있었습니다. 이번이 벌써 제30회 시험이라고 합니다. 합격자들이 나오고 나서인지 저에게도 취업 관련 질문들을 하시는 분들이 늘어났습니다. 그래서 공인중개사 자격증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저는 공인중개사 자격증과 슬픈 인연이 있습니다. 사회 초년생 당시 와이프의 눈치를 봐가며 시간을 빼서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하지만 1차 민법에서 과락으로 인해 탈락했던 뼈아픈 경험이 있습니다. 1년 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면서 저에게 화가 많이 났습니다. 그 뒤에 너무 보기가 싫어서 책을 다 던져버렸던 가슴 아픈(?)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다시는 시험을 보지 않겠다는 결심을 했었습니다. 아무튼 정말 어려운 시험이고 요즘은 거의 고시 수준이라고 시험 보신 분들이 말씀을 하십니다.


아래 한국산업인력 공단에서 공고한 내용을 보면 1차 응시자가 무려 18만 명입니다. 합격률은 1차 21%, 2차 36% 정도입니다. 합격자는 3만 명 내외입니다. 응시자도 많고 합격자도 3만 명이면 적은 수준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더 흥미로운 통계는 응시자들의 연령대입니다. 10대가 있다는 것도 놀랍긴 합니다만, 역시나 가장 많이 응시하는 연령대가 40대라는 사실입니다.  공인중개사를 경력 전환과 노후에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으로 준비하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미뤄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공인중개사 폐업률이 높다는 뉴스와 주변의 말들을 분명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공인중개사를 따는 것은 잘 생각해 볼 일입니다. 이것저것 찾아봐도 공인중개사 자격증만큼 노후를 대비하는 것은 없다는 생각일까요? 아니면 우리나라 국민들의 부동산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높아서 일까요? 아무튼 자격증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제3자가 보기에 중개사 업무가 그렇게 어려워 보이지 않고 하는 일에 비해 보수가 높다는 생각을 많이 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누구나 부동산 거래를 한 번씩 경험하면 중개보수를 지급할 때 조금은 찜찜하지만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마음은 조금씩 해보셨을 것입니다. 하지만 임대차 세일즈나 매입 매각 업무가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현업에 있으면 느낄 수 있습니다.



상업용 부동산 업계에서 일을 하다 보면 중개사 자격증에 대한 필요나 활용도가 생각보다 높지 않음을 느낍니다. 임대나 임차 업무를 하는데 실제로 자격증이 없는 사람들이 관련 일을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물론 법인 자체가 라이센스가 있기 때문에 일을 하는데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실무에서 공인중개사 자격증은 부동산에 관심이 있었고 어느 정도 배경지식이 있다는 수준에서 인정을 해주는 정도라는 게 제가 체감하는 수준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아무리 자격증이 있더라도 부동산 자체가 워낙 광범위하고 법규도 자주 개정되기 때문에 실제 현업에서의 경험과 끊임없는 자기계발을 통해 살아있는 지식을 갖춰야만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자격증을 취득해서 개업 공인중개사를 하려는 사람에게는 그렇게 말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가끔 저에게 문의를 주시는 분들을 보면서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따면서 무엇을 준비하면 좋을지 생각해 봤습니다. 딱 맞는 답이 될 수는 없겠지만 앞으로의 길을 찾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만한 내용이니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1. 목표 설정


'따서 뭐 할까?'의 접근 방식이 필요합니다. '일단 따 놓자.'보다는 더 적극적이어야 합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자격증을 취득해서 취업이나 이직을 목표로 하는 것인지, 아니면 개업 공인중개사를 할 것인지 등 자신만의 목표를 설정해야 합니다. 그게 없으면 따고 나서 당황을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냉정하게 말하면 자격증을 딴다고 해서 뭐가 크게 달라지는 게 없습니다. 다음 스텝으로 향할 방향을 설정하지 못하면 자격증은 그저 스스로 만족감을 느끼는 데에서  그치고 맙니다.


2. 분야 선정


부동산 중개도 영역이 다양하고 세분화되어 있습니다. 내가 앞으로 다루고자 하는 물건이 아파트, 빌라, 주거용 오피스텔 인지 아니면 상가, 꼬마 빌딩 또는 대형 상업용 부동산의 오피스 빌딩이나 리테일 상가 등인지 분야를 정해야 합니다. 현업에서는 이런 분야마다 전문 에이전트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생각해 봐도 부동산의 유형도 다르고 그런 일을 하기 위해 필요한 지식이 상이함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분야 선정에 따라 뒤에 설명하는 실전 능력을 키우는 방법과 만나야할 사람도 달리지기 때문에 잘 생각해 봐야 합니다.


3. 실전 능력


자격증을 딴다고 해서 업무 능력이 폭발적으로 증가해서 바로 현업에 들어갈 수는 없습니다. 자격 취득 후 필요한 것은 실전 능력입니다. 이를 향상시키기 위한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현직자들이 하는 관련 교육을 듣거나 책을 찾아 읽거나 하는 방법으로 배움을 넓혀 갈 수 있습니다. 더 적극적이라면 관련 분야의 현직자를 만나 조언을 듣는다면 더욱 좋겠습니다.


실전 능력을 키워나가는 것도 그냥 학원에 가면 다 해결해 주겠지 보다는 내가 세일즈를 하려면 무엇일 필요할까, 지금 부족한 능력은 사람을 설득하는 기술인지, 아니면 고객을 발굴하는 방법인지 등을 고민해 보고 이와 관련된 것들을 공부하고 학습하면 됩니다. 사실 어려운 것은 아닌데 스스로 질문을 해보지 않고 누군가 자세한 답을 해주기만을 기다리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남들이 나에 대해서 아는 것보다 내가 나에 대해서 아는 게 훨씬 많습니다. 스스로에게 맞는 질문과 답을 찾으려는 노력을 충분히 하다가 부족하면 다른 사람의 조언을 받는 게 좋습니다.





저도 몇 개 자격증을 따봤습니다. 취득 후의 느낌이 어떤 것인지 알고 있습니다. 이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실행 능력입니다. 에너지와 동기부여가 가장 잘 되어 있는 때가 자격증을 취득하고 나서입니다. 힘들었으니 이제 좀 쉰다는 생각보다 여기에다 조금 더 기름을 부어 활활 타오르게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다음 단계를 준비해 보시는 게 어떨까 합니다.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보면 운전면허증과 비슷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가지고 있으면 장롱면허가 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저희 와이프는 저보다 운전면허를 1종으로 먼저 취득을 했습니다. 항상 제가 운전을 하니까 운전할 기회도 없었고 별로 의지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유치원에 가고 초등학교에 가면서 차를 운전해야 할 일들이 많이 생겼습니다.


어느 날 연수를 다시 받고 연습을 시작하더니 이내 가까운 거리를 차를 타고 돌아다녔습니다.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주고 문화센터 등을 왔다 갔다 했습니다. 지금은 먼 거리를 가는 고속도로에서도 운전을 잘 하게 되었습니다. 아이를 위해 자동차 운전을 해야 한다는 목표를 잡고, 실전 지식을 위해 연수를 등록하는 일은 생각하면 쉽습니다. 다만 그 생각을 행동으로 했느냐 안 했느냐에 따라 많은 일들이 달라지는 것입니다.


생각만 하고 있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세상에는 생각하지 못해서 못하는 일보다 행동하지 않아서 못하는 일들이 더 많다는 것을 느끼는 요즘입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그냥 뭐라도 하자, 그럼 무슨 일이 일어나겠지라는 생각으로 사람들과 약속을 잡고 이야기를 나누려고 합니다. 여러분들도 바로 행동으로 옮겨 뭔가를 꼭 이뤄내셨으면 좋겠습니다.


끝으로 제가 갖지 못한 소중한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하신 분들에게 축하의 인사를 전합니다. 그리고 이 글을 읽으시고 다음 행동을 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https://blog.naver.com/parisboys/223292135082


https://www.minsungsik.com/




매거진의 이전글 앞으로 성장할 수밖에 없는 숨은 부동산 직업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