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없는 면접, 평판 조회

며칠 전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예전에 함께 일하셨던 분에 대해 몇 가지 물어볼 것이 있다는 연락이었다. 부동산 업계에서 일하다 보면 이런 연락을 종종 받는다. 사람을 통해 사람을 판단해 보는 '평판 조회'를 하는 것이다. 함께 일을 해봤던 사람들에게서 그 사람의 됨됨이를 들어보는 소리 없는 면접인 셈이다.

대부분 전화를 통해 진행되는 평판 조회는 신입보다는 대개 경력직에서 진행된다. 다른 업계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부동산업계에서는 이 평편 조회가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왜냐하면 직접적으로 당락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변에서 인터뷰 이후 평판 조회에서 떨어지는 경우를 자주 접하곤 한다. 부동산업 자체가 사람을 중심으로 하는 일이 많다 보니 그만큼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냐를 굉장히 중요하게 여긴다. 어찌 보면 업무 능력이나 실력도 중요하지만 사람의 인성이나 태도가 그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다.

그러면 부동산 업계 현업에서는 어떤 식으로 평판 조회를 하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모두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개 아래와 같이 3가지 유형으로 평판 조회를 한다.


1. 헤드헌팅을 통한 평판 조회

경력직이 이직을 하는 경우에는 헤드헌팅 회사를 통해 진행되는 사례가 많다. 인터뷰 이후에 헤드헌팅 회사의 담당자가 주변 사람들을 확인하고 평판을 조회하게 된다. 그렇지만 헤드헌터가 업계에 정통하지 못하다면 평판 조회를 할 수 있는 지인들이 없을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 헤드헌터들은 레퍼런스 체크를 할만한 주변 지인들의 연락처를 면접자에게 요청을 한다. 그리고 연락처를 받은 분들께 연락을 드려 평판 조회를 한다.

사실 이런 식의 평판 조회는 신뢰도가 매우 떨어진다. 왜냐하면 후보자는 당연히 자기와 친하게 지내거나 좋게 평가해 줄 만한 사람들의 연락처를 알려주기 때문이다. 그래도 안 하는 것보다는 훨씬 낫기 때문에 진행을 한다. 간혹 친하더라도 냉정하게 이야기를 하는 분들도 계시니 연락처를 알려줄 때는 신중해야 한다. 어설픈 관계인데 연락처를 알려줘서 낭패를 볼 수도 있다.


2. 전문 회사를 통한 평판 조회

다음으로는 평판 조회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를 통한 경우가 있다. 당연히 평판 조회만을 전문적으로 하기 때문에 비용이 든다. 일반 회사에서는 이런 식으로 까지 평판 조회를 진행하는 사례는 많이 보지 못했다. 주로 외국계 회사나 회사 내부 정책에 따라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 곳에서 이런 식의 평판 조회를 한다.

후보자도 모르는 사이에 평판을 조회하기 때문에 앞서 설명드린 헤드헌팅 회사를 통한 방법보다는 신뢰도가 높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비용이 들고 이 경우에도 그 회사가 업계에 정통할 수 있느냐는 생각해 봐야 된다. 이 경우도 마찬가지로 어떤 사람들을 통해 평판 조회를 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많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3. 지인을 통한 직접 평판 조회

마지막은 부동산 업계에서 가장 흔히 사용하는 방법으로 지인을 통한 평판 조회다. 부동산 업계는 인력풀이 많지 않기 때문에 소위 한 다리만 건너면 다 아는 사이인 경우가 많다. 인터뷰를 마치고 이력서를 확인하면서 전 직장이 어디인지만 알아도 평판 조회가 쉽게 된다. 정말 전화 한 통화만 하면 그 사람 주변에 있는 사람과 바로 연락이 될 정도로 업계가 좁다. 그만큼 인적 네트워크 잘 연결되어 있는 분야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런 지인을 통한 평판 조회는 비용도 들지 않고 무엇보다도 사실에 가까운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대개 2~3명 정도만 확인하면 그 사람의 성향이나 태도 등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나도 인터뷰를 하고 나면 지인들을 통해 후보자에 대해 꼭 확인을 한다. 그렇게 지인들을 통해 채용에 있어 도움이 될만한 많은 이야기를 듣게 된다.


평판 조회가 중요한 것은 이직 시에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평판 조회에서 떨어지는 사람도 많이 봐왔고 나 조차도 평판 조회시에 추천 여부는 냉정하게 하는 편이다. 아무리 스펙이 좋아도 주변 사람들과 조화롭지 못하거나 업무 능력이 수준 이하라면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그러니 부동산 업계에서 인정받으면서 일하려면 평소 평판 관리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생각하고 있어야 한다.

사실 평판이라고 하는 게 단기간에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루하루가 쌓여서 그 사람의 행동이나 언어로 표현되는 모습이 평판이라고 할 수 있다. 의식적으로 좋은 평판을 받게끔 노력한다고 해서 좋은 평판을 받는 것도 어렵다. 그런 노력은 오히려 가식에 가깝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진심이 아닌 것은 다른 사람이 쉽게 느낀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평판은 그 사람의 기본 됨됨이가 어떤지에 따라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좋은 품성과 태도가 기본이 된 이후에 부동산 지식과 경험이 쌓여야 남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그런 사람은 겉으로 떠들지 않아도 주변 사람들이 알아보고 인정을 해준다. 모레 속에서 금이 빛나는 것처럼 좋은 평판을 가진 사람은 티가 난다.

경계해야 할 사람은 겉으로 말을 많이 하고 떠드는 사람이다. 가끔 부동산 업계의 사람을 만나다 보면 주변 사람들이 아닌 자기가 업계 유명한 사람들을 많이 안다거나 여러 사람들을 많이 알고 있다고 떠들어 대는 사람들이 있다. 내가 누구 누구를 알고 있고 그 사람과 함께 일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하지만 정작 본인은 무슨 능력이 있는지 의구심을 주는 사람들 말이다.

이런 부류의 분들은 대개 주변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분들이 대부분이다. 다른 사람들을 안다는 것을 통해서 본인의 부족한 역량을 덮어보려는 의도가 깔려있다고 볼 수 있다. 어찌 보면 그런 것도 하나의 능력이지만 그런 능력은 다른 사람들 눈에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항상 입은 무겁게 하고 남의 말은 경청하는 사람이 되는 게 필요하다. 자랑하고 싶은 일은 내 입으로 말하지 않아도 남의 입을 통해 전해지는 일이어야 한다. 불필요하게 내가 먼저 말할 필요가 없다.

아무튼 부동산 업계에서는 평판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 남들의 눈을 의식해서 평판에만 신경 쓰는 것도 문제이지만 그렇다고 아예 무시할 수는 없다. 자신의 개성은 유지하면서 남들과 조화롭게 업무를 할 수 있도록 본인의 능력과 자질을 높이는 게 진짜 평판관리가 아닐까 생각한다.


https://www.airklass.com/page/404#_%23_



https://www.youtube.com/watch?v=w1a5FeTYF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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