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이 이제 한 달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고금리와 공사비 상승 등으로 무거운 분위기로 시작했던 상업용 부동산 시장도 거래가 종결되는 건들이 나오면서 조금씩 활력을 찾아가는 듯합니다. 투자 자금의 여력이 부족할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주요 권역에서 대형 자산들이 매각이 완료된 것이 시장의 변화를 이끌었습니다.
2024년 올 한 해 거래되었던 자산들을 살펴보면서 어떤 특징들이 있었는지 분석해 보았습니다. 거래가 회복되는 분위기 속에서 금리도 인하되면서 다양한 자산들이 속속 매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올해 거래가 완료된 자산들에 참여한 투자자들의 특징을 통해 25년에는 어떤 방향으로 상업용 부동산 투자 시장이 흘러갈지 예상해 보면 좋겠습니다.
1. '이마'가 사라지고 '코'만 남았다.
올해 상업용 부동산 거래 시장에서 가장 자주 언급된 곳이 아마도 ‘코람코’인 것 같습니다. 코람코자산신탁과 코람코자산운용은 올해 투자도 활발하게 했고 또 자산 매각에 있어서도 큰 성과를 거뒀습니다.
먼저 매입한 자산을 살펴보면 코람코자산신탁을 통해서 올해 초에 아크플레이스를 매입하였습니다. 그리고 코람코자산운용은 여의도의 NH농협캐피탈빌딩과 도심의 익스체인지서울에 투자를 하는 성과를 올렸습니다. 또, 한토신이 우선 매수권을 행사하면서 고배를 마시기는 했지만 코람코자산운용이 강남 코레이트타워의 우협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자산 매각도 원활했습니다. 코람코자산신탁이 매각한 자산들을 살펴보면 올해 가장 큰 주목을 받았던 자산인 강남의 더에셋을 SRA자산운용에 매각을 하였습니다. 이외에도 여러 차례 어려움을 겪었던 골든타워를 캐피탈랜드에 성공적으로 매각했고, 도심의 케이스퀘어시티는 퍼시픽자산운용에 매각을 완료했습니다. 그리고 코람코자산운용은 GS건설 서초타워를 신한리츠운용에 엑시트를 하면서 투자 성과를 거둬들이는 면에서도 활발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반면, 마스턴투자운용과 이지스자산운용은 신규 투자에 있어서는 큰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자산 매각에서는 그래도 선방을 하였습니다.
마스턴투자운용은 올해 많은 관심을 받았던 돈의문디타워를 NH농협리츠에 매각하였고, 강남권역에 있는 센터포인트강남을 패션기업인 F&F에, L7강남타워는 롯데리츠에 매각하였습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도심에 있는 광화문G타워를 신한서부티엔디리츠에 매각을 했고, 정동빌딩은 셰어딜 형태로 누빈자산운용으로 투자자를 바꾸기도 했습니다.
한때 ‘이마코’라는 줄임말이 있을 정도로 3강 구도를 이루던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2024년도는 코람코가 독보적인 강세였습니다. 마스턴투자운용과 이지스자산운용은 내부적인 이슈로 인해 투자 시장에서 활발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거래 시장의 결과에서도 그대로 나타났습니다.
2. 실사용자들을 위한 거래가 주도
올해는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투자 자금의 여력이 부족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고, 대형 자산들이 시장에 연속적으로 나오면서 여러 가지 우려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자금 여력이 풍부한 대기업 계열사나 탄탄한 중소기업들이 실사용을 목적으로 투자에 참여하면서 거래가 종결되는 자산들이 많았습니다.
강남권역에서는 SRA자산운용이 더에셋을 매입하면서 삼성화재가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였습니다. 그리고 패션기업으로 유명한 F&F가 마스턴투자운용이 개발한 센터포인트 강남을 인수했고, 침구업체인 알레르망은 한화자산운용으로 부터 T412를 사옥으로 활용할 목적으로 매입하였습니다.
이외에도 강남권역에서는 양재하이브랜드를 유신과 오픈베이스가 투자를 하였고, 신논현케이플라츠는 결혼정보업체인 듀오가 소유권을 가져갔습니다. 최근 도심의 크리스탈스퀘어는 LB자산운용이 엠투엔그룹을 투자자로 유치하면서 리드코프 등의 사옥 사용 목적으로 투자를 하였습니다.
3. 돌아온 해외 투자자들
2024년도에는 그동안 입찰에는 잘 모습을 보이지 않던 해외투자자들이 투자를 다시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금융 시장 환경은 좋지 않은데 자산 가격이 하락하지 않으면서 투자 검토를 잘 하지 않았던 것이 외국계 투자자들의 그간의 동향이었습니다.
외국계들의 주요 투자 내역을 살펴보면 강남권역에서는 코람코자산신탁이 보유한 골든타워에 캐피탈랜드가 투자를 했습니다. 그리고 여의도에서는 ARA자산운용이 콘래드호텔을 매입하였고, 이어서 시장에 나온 IFC 매각에도 큰 관심을 보이면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도심에서는 그래비티자산운용을 통해 한샘상암사옥에는 하인즈가, 티마크그랜드호텔은 안젠로고든이 투자를 했습니다. 그리고 이지스자산운용이 보유하고 있는 정동빌딩은 셰어딜 형태로 누빈자산운용을 새로운 투자자로 교체를 하였습니다.
이렇게 해외 투자자들이 투자한 자산들을 잘 살펴보면 대체적으로 매각에 어려움을 겪었던 자산들이나 다소 쉽지 않아 보이는 자산들을 전략적으로 매입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마도 매수자 측에서 우위에 설 수 있었거나 미리 계획한 전략을 잘 실행한다면 향후 자산 가치 상승 여력이 클 것이라는 판단을 한 자산들에 투자를 한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는 그래도 다수의 자산들이 4분기에 주로 마무리가 되면서 12월은 비교적 한산하던 예년과는 달리 분주한 연말이 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연말임에도 매각을 준비하거나 진행하는 자산들도 많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여의도 IFC, 현대차증권빌딩, 도심에서는 서울파이낸스센터, 크레센도, 남산스퀘어, 두산타워, KDB생명타워 등이 매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강남권역에서는 엔씨타워1, 강남N타워 등의 자산들이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마케팅을 진행 중인 자산들에 어떤 입찰 참여자들이 관심을 가질지 그리고 또 실제로 거래 종결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연말이나 연초부터 관련 자산들에 대한 마케팅 결과도 나올 것이고 딜클로징이 어떤 방향으로 진행되느냐에 따라 2025년도 상업용 부동산 거래 시장의 향방이나 분위기를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 이번 포스팅에서 설명드린 2024년 상업용 부동산 주요 거래 동향 데이터는 아래 제 홈페이지를 방문하시면 정리된 상세 내역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