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용 부동산의 대표적인 자산 종류인 오피스 빌딩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사무실입니다. 사무실은 기업 활동을 하기 위해 업무를 하는 공간입니다. 결국 오피스 빌딩의 수요자는 기업이고 어떤 분야의 산업이 발전하는지 또는 고전하는지에 따라 수요에 대한 예측을 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요즘 상업용 부동산 업계에서 도심의 대형 오피스 빌딩의 공급에 대한 우려의 시각이 많습니다. 그런데 공급에 대한 보고서들이나 뉴스들은 많은데 오피스 빌딩을 사용하는 수요자 측면의 분석이나 내용이 많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오피스 빌딩을 사용하는 수요자에 대한 분석을 해보려고 합니다.
임차인들이 오피스 빌딩을 이전하거나 선택할 때 어떤 기준을 가지는지를 살펴보면 좀 더 이해가 쉬울 것 같아 다음의 몇 가지 기준을 통해 임차인들이 사무실을 이전하는 원인이나 이유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이런 이전을 하는 임차인들은 어떻게 공간을 사용할 것이고, 어떤 산업이 앞으로 오피스를 더 많이 사용할 것인지 예상을 해보는데 도움이 될 만한 실마리를 찾아보고자 합니다.
임차인들은 왜 사무실을 이전하는가?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 사무실을 사용하는 법인을 기준으로 보면 사무실을 이전해야 하는 상황은 아마도 아래 돈을 잘 버는 임차인과 그렇지 못한 곳 2가지로 나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비용 이외의 요소들에 의해 이전을 고려하는 임차인도 있을 것입니다. 각각의 기준으로 살펴보면 사무실을 이전을 하려는 의도와 방향성이 조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1. 자금이 풍부하거나 성장을 추구하는 임차인 (상향 이동 및 확장)
더 나은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근무 환경이 좋은 곳으로 이전
사업 이익이 증가로 채용이 늘어나 공간이 부족할 때
분산된 조직을 한 곳으로 모아 시너지 효과 및 통합 사옥 마련
2. 비용을 절감해야 하는 임차인 (축소 및 외곽 이동)
경기 둔화에 따른 비용 절감을 위한 면적 축소
임대료 부담으로 인해 비용이 낮은 곳으로 이전 (권역 이탈)
분산된 조직을 한 곳으로 모아 비용 절감
3. 기타 이전 및 환경 변화 요인
하이브리드 근무 확산 및 직원 선호도 반영
임대인 인센티브(TI, Rent-free 등) 활용을 통한 환경 개선
업무 환경 개선을 통한 브랜드 이미지 제고
어떤 산업이 더 많은 공간을 사용할 수 있을까?
요즘 대세는 AI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예측을 하는 데 있어 공통적인 의견은 과거보다 사람의 손이 덜 가는 시대가 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결국 사람이 하던 일을 AI가 대체하게 되고, 그 공간을 쓰면서 일했던 사람들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며 이는 오피스 수요의 감소로 나타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예로 콜센터가 대표적입니다. 사람이 직접 상담하던 시대에서 자동화된 답변이나 챗봇 등이 많은 부분을 대체해 나가면서 콜센터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인력이 줄어들었습니다. 또, 출근을 하지 않고 재택으로도 업무가 가능한 인프라가 구축되면서 콜센터가 필요로 하는 공간 수요도 적어지고 있습니다.
반대로 AI나 바이오 같은 첨단 산업이 발달하면서 관련된 산업도 성장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AI와 바이오 관련된 산업이 오피스 빌딩의 수요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인지도 실제 계약 사례나 관련 근거를 가지고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한때 주요 빌딩들의 1층 앵커 테넌트였던 시중은행의 지점들은 이제 거의 다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를 ATM이 대체하거나 빌딩의 저층부로 이전을 하는 은행들이 늘어났습니다. 은행 업무를 보기 위해 사무실에 찾아오는 빈도수도 줄어들었고, 스마트뱅킹 등이 발달하면서 오프라인 지점이 필요성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반면, 과거에는 없었던 카카오뱅크나 토스뱅크 같은 새로운 디지털 금융을 앞세운 인터넷 은행들은 지점없이 온라인으로 주로 영업을 하고 있어 직접적인 공간 수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온라인 은행 시스템을 만드는 개발자나 서비스를 위해 필요한 근무자들이 늘어나다 보니 이제는 어느 덧 대형 오피스 임차인으로 성장하였습니다.
미래의 오피스 빌딩 수요자를 예상해보려면
당연한 결론이겠지만 앞서 살펴본 것처럼 오피스 빌딩의 수요자는 시장의 사이클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성장하는 산업에서는 더 많은 공간을 사용하기 위해 더 좋은 빌딩을 찾게 될 것입니다. 아마도 이런 수요는 더 좋은 인재를 구하려면 쾌적한 업무 공간이 필요할 것이고 플라이투퀄러티를 추구하는 임차인들일 것입니다.
반대로 시장의 변화나 경기 하락의 영향으로 성장하지 못하거나 비용을 절감해야 하는 임차인들도 있을 것입니다. 불필요한 조직을 통합하거나 비용을 줄이기 위해 입지가 뛰어나지는 않더라도 낮은 수준의 임대료를 낼 수 있는 곳으로 권역을 이동하거나 몸집을 줄여 이전을 하는 임차인들도 있을 것입니다.
오피스 시장의 빌딩 수요자가 누군지 살피려면, 시장의 경기변동 사이클의 시기에 따라 영향을 받는 산업을 구분해 보고, 각각의 사이클의 영향으로 어떤 종류의 수요가 발생 가능한지를 예상해 봐야 할 것입니다. 오피스 빌딩의 사용자는 경기가 좋으면 좋은 대로, 또 반대로 경기가 악화되어도 그에 맞는 수요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공간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패턴 변화
더불어, 오피스 빌딩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사용 패턴이 산업군마다 어떻게 변화하는지도 살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최근 프라임급 빌딩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어메니티 시설도 과거에는 흔하지 않던 공간 사용이었지만 이제는 필수적인 요소가 된 것처럼 사용자들이 원하는 공간들이 어떤 것들인지 살펴볼 필요도 있습니다.
공간 사용에 대한 방식이나 수준은 오피스 빌딩의 인테리어를 살펴보면 어느 정도 공통점이나 경향을 찾아볼 수 있을 것입니다. 또, 최근에는 건강이나 근무 환경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고, 지식산업으로 경제 구조가 재편되면서 오피스 빌딩 사용자들이 사용하는 1인당 면적도 점차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오피스 시장은 업무 권역별로 특징이 있다 보니 그 안에서의 움직임도 주목해 봐야 합니다. 신규 공급이 다소 제한적인 GBD와 YBD 그리고 전통적인 업무 권역인 CBD도 노후화된 빌딩들의 재건축과 재개발로 대규모 신규 공급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업무 권역이 나뉘어지기는 했지만 거리상으로는 근접한 곳에 위치해 있다보니 임대료 상승이나 공급의 증가 등이 주변 권역에 풍선효과를 줄 수 있는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 가운데 성수와 마곡이라는 새로운 경쟁 권역의 등장으로 선택의 폭이 점점 넓어지고 있는 것도 임차인들의 이전 패턴이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띠게 되는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마무리하며
앞으로 우리나라는 오피스 빌딩의 수요를 담당하게 될 곳으로는 아마도 금융, 서비스, IT, 바이오 등의 영역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임대인들은 단순히 공간을 제공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곳을 사용하는 기업들이 더 성장하게 하려면 어떤 것에 주안점을 두어야 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들 임차인이 원하는 바에 따라 빌딩의 경쟁력이 달라지고 당연히 수요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입니다.
위에서 미래의 오피스 빌딩 수요자들에 대한 예측을 위해 어떤 것들이 필요할지 살펴봤지만, 단순히 이론적인 것으로만 판단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다양한 참여자들의 복잡한 관계 속에서 수요와 공급이 적절하게 매칭되는 순간에 임차인들의 움직임이 일어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전할 수는 없겠지만 이를 대비하는 임대인과 그렇지 못한 곳의 차이가 빌딩 공실률의 결과로 나타날 것입니다.
공급 우려에 대한 것을 다른 시각에서 보면 상업용 부동산의 주축인 오피스 빌딩의 시장이 커진다는 것이고 우리나라 산업이 성장하고 발전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 공급될 빌딩들은 더 좋은 건축 기술과 설비들로 지어질 것이고, 이는 근무 환경의 질을 향상시키고 업무 생산성을 더 높여 기업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런 선순환을 하는 가운데 상업용 부동산 시장도 더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는 공급에 대한 우려 관련 뉴스보다 임차인의 수요가 더 많아져서 임대인 우위 시장이 걱정이 된다는 소식들이 더 많아지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