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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자산관리 업무는 나에게 독서와 같았다.



부동산 자산관리 업무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직업이다. 빌딩에 입주하는 임차인들도 만나야 하고 건물 운영을 위해서 일하는 엔지니어에서부터 미화 직원은 물론 외부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외주 업체까지 수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일하게 된다.


나는 운이 좋게 국내 최고 수준의 빌딩에서 부동산 자산관리자로 일했던 경험이 있다. 이런 경력은 나에게는 마치 독서와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가 책을 읽는 것은 독서를 통해 저자의 경험과 생각에서 우러나오는 통찰력과 고도의 지식을 간접 경험하기 위해서다. 짧은 시간과 적은 비용을 들여 저자의 노하우를 배울 수 있는 게 독서의 가장 큰 장점이다.


평소 독서를 생활화하려고 책을 보고는 있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내가 하는 일에서 배울 수 있었던 것들이 참 많았다는 것을 느낀다. 무던하게 내가 하던 일들 안에서 배울 수 있는 것들이 많았는데 그런 것들을 독서를 통해 애써 배워려 했던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부동산 자산관리 업무는 내게는 마치 독서와 같은 일이었다.


다양한 임차인들의 이야기


빌딩에서 일을 하다 보면 임차인들을 만나게 된다. 내가 일하는 분야와 전혀 다른 제조업이나 IT 또는 컨설팅 회사 등 다양한 회사 사람들과 접촉할 기회가 있다. 특히, 총무팀이나 인사팀 담당자들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많다. 이분들은 보통 회사의 중요한 사안들과 내부 사정에 있어 많은 일들을 알고 있다. 그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사내에서 할 수 없는 에피소드들도 스스럼없이 말씀을 해주시기도 한다. 자산관리자는 회사 사람이 아닌 제삼자이면서 회사에 대해서는 조금 알 수 있는 관계이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이런 대화를 통해 내가 겪어보지 못한 다른 직종을 간접 경험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얼마 전 큰 사회적 이슈가 되었던 회사의 담당자분들과 그 뒷배경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일이나 가족과 같은 사업 파트너의 배신으로 회사가 어려워져 입주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퇴거를 해야 했던 회사의 대표님과의 대화에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수가 있었다. 지금껏 만나왔던 수많은 임차인들 과의 관계는 나에게는 귀중한 경험을 제공해 주는 자산이다.


산업의 변화와 트렌드


내가 일했던 곳은 서울 시내에서 최상위 등급의 빌딩이다. 당연히 임대료도 높기 때문에 돈을 잘 버는 좋은 회사들이 많이 입주하고 있다.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많은 연봉과 좋은 환경에서 일을 하고 있다. 이런 최고의 임차인들 중에서도 처음 입주했을 때는 대형 면적을 쓰면서 잘 나가다가 몇 년 사이에 업황이 나빠지면서  어려움에 빠지는 임차인들도 보게 된다. 


게다가 경기 상황에 따라서 입주하는 임차인들의 종류와 업태들도 상당히 다른 것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가 있다. 이를 통해 간접적으로 산업의 변화와 트렌드를 볼 기회를 갖게 된다. 최근 많이 늘어나고 있는 비즈니스 센터나 스타트업들을 위한 공간이라든지 임직원들의 창의성과 업무 효율성을 높인다는 명목의 스마트 오피스를 구성하는 임차인들도 찾아볼 수 있다. 


물론 이런 트렌드나 변화를 뉴스를 통해서 접할 수도 있지만 언론에 나오는 것과 현실에서 모습은 어느 정도 괴리가 있다. 직접 보는 것만으로도 나에게는 상당한 학습과 경험이 될 수 있었다. 포장된 모습이 아닌 실제 상황을 보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그런 경험이 쌓이면 부동산업계에서는 노하우가 된다.


내가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한 방향 제시


이렇게 부동산 자산관리 업무를 하면서 독서를 하는 것과 같은 간접 경험을 하면서 결국 내가 나가야 할 길에 대한 방향 제시를 해주었다. 열심히 자기계발을 하고 내가 일하는 분야에 대한 공부를 하면서 새로운 것을 배워나가야겠다는 다짐과 결심을 하게 해주었다. 빠르게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부동산 전문가로서 실력을 쌓아야 나를 찾아주는 사람이 생기고 나도 나름대로 그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다양하고 많은 임차인들을 만나면서 젊은 사람들은 많은 반면에 나보다 나이 많은 사람들이 점점 없어진다는 것을 보게 된다.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것이지만 회사원으로서 살아갈 날이 그리 많이 남아있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이를 눈으로 확인하게 되면서 무엇보다도 내 능력을 더 키워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되곤 한다. 미래를 대비하는 일에 좀 더 신경을 쓰게 된다.


부동산 자산관리 업무를 10년 넘게 하면서 아직도 더 배워야 할게 많고 경험해야 할게 많다. 혹자는 부동산 자산관리가 어렵고 힘들어서 3D에 가까운 업무라고 말한다. 사람들과 협상하고 설득하고 때로는 컴플레인을 해결해야 하는 일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거꾸로 생각해 보면 이를 통해서 많은 것을 경험하고 배울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부동산 자산관리 업무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이런 점들을 꼭 생각해 봐야 한다. 겉으로 보이는 장점 외에 실무에서는 이런 일들도 일어난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게 좋다. 진짜 세상에 쉬운 일은 없는 법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부동산 자산관리 업무는 매력적인 직업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를 해결하고 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도전해 볼만한 직업이다. 그리고 다양한 부동산 분야로 나아가기 위한 기본기를 배울 수 있는 게 부동산 자산관리 분야다. 자신 있게 도전해 볼만한 직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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