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촌골목은 친절하지 않다.
이정표가 없어 골목과 골목 사이에서
길을 잃기가 일쑤다.
숨은 그림 찾기, 보물찾기 같다.
그래도 으리으리한 한옥이 모여있는
북촌보다 낯이 익다.
골목 한 켠에서 세월을 덧댄 개량한옥을 만나면
어릴 적 살던 동네가 떠오른다.
이정표 대신 사람에게 길을 묻는 곳.
그렇게 물어물어 찾아간 대오서점.
책 읽는 책방 대신 사진찍는 책방,
커피 마시는 책방이 되었지만
그렇게라도 책이 사람들과
스킨십 할 수 있다는 건
참 고마운 일이다.
2018.12.07.
COOK.